車업계 임단협 마무리 국면...현대만 남았다

  • 등록 2008-09-10 오전 9:44:40

    수정 2008-09-10 오전 9:44:40

[이데일리 김종수기자] 100일 이상 장기간 교섭을 진행해 온 기아자동차 노사가 10일 밤샘 마라톤 협상끝에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쌍용차, 르노삼성차, GM대우차가 올해 임단협을 타결한 가운데 기아차의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로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현대차(005380)만 임금협상을 남겨놓게 됐다.
 
쌍용차(003620)는 지난 7월 말 완성차업계 최초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사 양측은 ▲기본급 6만2000원 인상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격려금 100만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장려금 1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경영여건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선 노사간 상호협력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르노삼성차도 최근 ▲기본급 7만7000원 인상(자기계발비 1만원 미포함) ▲상반기 생산성 향상 격려금 200%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에 합의한 뒤 이달 1일 부산공장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GM대우차의 올해 임단협도 최종 타결됐다. GM대우차 노사가 22차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 4일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전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된 것.
 
GM대우 노사는 지난 4일 교섭에서 ▲기본급 8만4000원 인상 ▲성과급 통상임금 200% 지급 ▲사업목표 달성 격려금 230만원 지급 ▲근로 조건 및 복지 사항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기아차(000270) 노사도 전날부터 소하리 공장에서 진행된 15차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주요 합의내용은 임금협상 부분에서 ▲기본급 8만5000원 인상(5.6%, 호봉승급분 포함) ▲생계비 부족분 300%·격려금 300만원 지급이며, 단체협상 부분에서는 ▲상여금 지급률 50% 인상(700→750%) ▲정년 1년 연장(58→59세) 등이다.
 
또 기아차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를 내년 9월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11일 이같은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런가운데 현대차는 지난 5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부결된 이후 전날 교섭을 가졌지만 입장차를 좁히는데는 실패했다. 
 
이에따라 노조는 이날부터 부분파업 및 잔업거부에 또다시 돌입하기로 하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와관련, 현대차가 임단협 타결 지연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실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의 임단협 타결은 추석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라며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타결 이전까지는 부분파업과 잔업 및 주말 특근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9월 현대차의 생산은 12만대 수준에 머물러 3분기 누계생산은 34만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0.5%, 전분기 대비 26.9% 각각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차는 우호적 환율, 미국'빅3'의 경쟁력 약화, 소형차 판매증가 등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제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비협조적인 노사관계 때문에 실기하는 안타까운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프로는 고객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하지만, 아마추어는 자신의 이익이 관심을 기울인다"고 전제한 뒤 "현재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는 밖에 있는 GM, 포드의 사례가 교훈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의 개념 자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GM대우의 경쟁자가 다른 글로벌 메이커가 아닌 상하이GM이듯이, 현대차 울산공장과 해외 현지공장 근로자 역시 경쟁력 측면에서 경쟁관계라는 점을 노조는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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