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브라질, 워렌 버핏도 꺾었다

국채 발행금리, 버크셔보다 낮게 제시해도 응찰률 8배
등급상향 후 2주만에 50bp 축소..5년전 보다는 600bp↓
FT "신뢰 상실했던 브라질, 새 자금조달처 급부상"
  • 등록 2008-05-15 오전 9:07:33

    수정 2008-05-15 오전 9:07:33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이 국가 신용등급 상향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채부불이행(디폴트) 위험으로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었던 브라질 국채의 인기가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힘입어 `투자의 황제`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AAA 등급)의 채권을 압도할 기세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5억달러 규모로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의 발행 금리를 미국 국채 보다 140bp 높은 수준으로 제시(pricing)했다.

이는 최고신용등급(AAA)을 획득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전일 발행한 10년 만기 회사채 스프레드보다 15bp 낮은 것.

지난달 30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BB-`로 상향 조정하기 전일까지만 하더라도 동일 만기 브라질 국채의 스프레드는 190bp였다. 불과 2주 만에 50bp가 떨어진 것이다. 5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600bp가 축소됐다.

발행 금리를 대폭 하향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최고다. 이번 국채 발행의 주관사인 도이체방크와 HSBC는 입찰 30분 만에 40억달러의 수요가 몰렸다고 밝혔다. 응찰률이 8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같은 브라질 국채의 인기에 대해 FT는 경제호황과 버블 붕괴의 악순환을 거듭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브라질이 새로운 자금 조달처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의 브라이언 파스코 채권 담당 대표는 "`Ba1/BBB-` 등급의 브라질이 `AAA`나 `AA` 등급을 받은 대부분의 회사보다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며 "브라질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물론 브라질의 신용도가 굳건해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쉬모어 투자운용의 제롬 부스 리서치 담당 대표는 "투자의 관점에서 볼 때 브라질은 왠만한 선진국보다 유망하다"며 "브라질과 이탈리아 가운데 어느 나라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탈리아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의 수혜를 만끽하고 있는 것은 국채 시장 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의 기준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는 올들어 20% 가까이 급등, 주요 이머징마켓과 선진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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