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를 통화정책에 적극 고려할 뜻을 내비친 이성태 총재에 이어 이승일 서울외국환중개 사장, 심훈 부산은행장 모두 30여년 이상 한은에 몸담았던 전형적인 `한은맨`이다.
성장보다 안정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중앙은행의 속성상 새로 구성되는 금통위는 과거와 달리 외부로부터의 자율성을 상당부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이성태 총재는 취임사에서 "부동산만 보고 통화정책을 할 수는 없지만 부동산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중요한 부분인 것은 틀림없다"고 했다. 특히 "작년말과 금년에 다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한은도 상당한 우려를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고 밝혀 채권시장의 두려움을 더욱 키웠다.
이승일 사장은 지난 90년대 중반 한은법 개정 당시 한은직원 대표로 활동할 정도로 중앙은행 독립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평이다. 이 사장은 취임소감을 묻는 이데일리의 질문에 "중앙은행의 위상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을 기억하고 있는 채권시장으로선 결코 만만치않은 상대를 만난 셈이다.
심훈 행장은 조사부와 자금부 등 한은의 핵심요직을 거쳤다.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데다 6년간 부산은행장으로 재직하며 지역경제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는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통화신용정책이 무차별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했다.
시장과 지방을 잘 아는 만큼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만큼 중책인 만큼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얘기로도 볼 수 있다.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일단 7일은 김종창 위원과 김태동 위원이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금통위가 열린다. 현재로선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부동산 문제 못지 않게 환율 하락이 이슈가 되고 있어 금리인상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왑시장에선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스왑커브가 플래트닝될 것으로 예상, 이에 베팅하는 곳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당장의 금리인상은 아니지만 한은이 정책금리를 조금더 중립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겠냐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금통위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새롭게 바뀌는 금통위원들과 한은의 행보, 금융시장의 반응 등을 감안할 때 채권시장이 넘어야할 산이 한두개가 아닌 느낌이다.
다음은 기관별 전망이다.
◆외환선물 :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열어두고 단기대응
금일 금통위의 결정과 코멘트에 따라 참여자들의 포지션에 변화가 생기며 시장의 단기 모멘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나, 우호적인 환율 동향과 시중의 과잉 유동성 문제가 상충하고 있어 추세 형성의 강한 변동성이 지속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론적으로 월말 경제지표와 익월초 금통위까지는 장단기 시장 전망이 혼조를 이루는 가운데 포지션 재설정 및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선물 107.75 ~ 108.15p
◆우리선물 : 이성태 총재의 첫 금통위는...
국채선물 107.75~108.15p
◆삼성선물 : 기대못한 반응은 금리차 뒤틀림의 심화
금리와 환율의 관계에서 금리는 환율 수준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님. 환율 수준은 수급과 인플레이션 요인에 좌우되고 금리차는 스왑마진에 영향. 오히려 선물환율 상승을 통해 스왑마진폭을 축소시키는 편이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유용. 스왑마진 축소 움직임 있어 국채선물의 외국인 매도는 외환시장과 연계된 리스크 관리의 일환. 단기구간의 금리 차 축소를 염두한 포지션 구축으로 볼 수 있어. 의외의 변수로 장단기 구간의 내외금리차 확대된다면 외국인 환매 속에 변동성 확대될 수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 보여. 콜금리에 대한 우려 부분은 어느정도 선반영된 내성을 고려 하단 80과 65는 계속 유력한 지지선. 금리 오버슈팅 시에는 저가매수 기회 노려야. 강세 시도에도 국고3년 4.9% 아래와 5년 5.1% 아래는 매기 둔화 염두해 108선과 선물 전고점 108.25 상단으로 한 대응
국채선물 : 107.70~108.15
◆농협선물 : 분기점 형성..방향은 금통위가 결정
달러/원 환율의 불안으로, 지난 3일 이성태 신임 한은 총재의 취임 멘트에서 과감한 통화정책 결정 및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으로 인해 형성되었던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희석되는 가운데 금통위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성태 총재가 지난 2월 금통위 때 박승 前총재가 경제의 성장궤도 진입 언급에도 불구하고 환율 등의 불안요인으로 금리를 동결했던 과거의 선례를 답습할 지, 아니면 소신을 가지고 취임 행사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재현할 것인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를 반영하듯 전일 국채선물가격이 지난 3일 하향 이탈했던 박스권의 하단이자 일봉상 120일 이평이 놓여있는 107.95으로 마감하며 상승 또는 하락의 분기점을 형성하였다. 따라서 금일 금통위의 결과 및 이성태 총재의 멘트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한편 향후 통화정책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이후의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인 반면, 하락쪽으로 방향이 결정된다면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국채선물 107.65~108.1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