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기 항공기 파업사태로 기록된 2001년 대한항공 조종사파업이 6일만에 종료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아시아나 파업사태가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엿보게 한다.
세계적으로도 지난 2000년 들어 미국의 컴에어항공이 벌인 81일 파업 이후 최장 기간이다.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보름간이나 파업을 벌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에어프랑스의 파업기간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수출입 차질 등으로 발생할 국가경제측면의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주식식시장에선 이번 장기파업의 충격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아시아나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행중 다행으로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주가는 이번 장기파업사태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선방`을 하고 있다. 외국인들도 파업기간중 매수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파업이 시작된 지난달 17일 이후 20일 가까이 파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18일 4550원에서 4일 오전엔 5000원선을 넘나들 정도로 오히려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로 수익성 영향 불가피
항공업계에선 이번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1000억원대에서 많게는 2000억원대에 육박할 것이란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거의 없는 일부 국내선과 국제선이 결항됐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직접적인 피해는 여름 휴가를 떠나는 승객들에게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부장은 "수익에 큰 영향이 없는 일부 국내선이 결항됐지만, 3분기 성수기라는 점과 일부 화물선과 국제선의 결항으로 수익에는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으며 그 피해는 어느정도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철 교보증권 연구위원도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3분기 실적 악화 등 올해 이익 전망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는 항공수요 증가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최근 외국인의 지분율 증가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민제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실적 추정에 영향을 주더라도 고유가 영향으로 이미 실적 우려가 예상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로 조정할 계획은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장기파업 이미지 훼손이 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
그렇다면 국내 최장 파업, 2000년 이후 세계 2번째 장기 파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시아나항공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긴 호흡에서 바라보면 항공산업의 전망이 밝을 뿐만 아니라 항공화물 수요도 차츰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승철 연구위원은 "이미지 훼손에 대한 주가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반사 이익은 "글쎄요"
앞서 지적처럼 국내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2회사의 경쟁체제로 구축돼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장기파업으로 대한항공이 수혜를 입지나 않을까 기대가 나올만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신지윤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여객은 승객이 없는 노선을 줄이고 있고, 화물은 대한항공이 여유가 없을 정도로 꽉 찼기 때문에 수요를 받아줄 정도의 여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고 애널리스트도 "대한항공의 반사이익은 제한적이라며 대한항공의 공급능력 한계로 성수기의 수송능력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 큰 영향은 없겠지만 화물부분의 경우 화주들이 대한항공을 택한다면 실적에 다소 도움은 될 것"이라고덧붙였다.
증권사들은 아시아나의 목표가를 5000원대로 잡고 있다. 국내 7개 증권사들 가운데 대우증권이 6000원으로 높은 편이고,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5500원을, 교보증권이 5400원, 한화증권이 4800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