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진이 심한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중증하지허혈 질환을 치료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증하지허혈은 다리 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으로 말초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점차 심해지면서 혈액 흐름이 서서히 줄어드는 질환이다. 말초동맥 질환 중 심각한 증상으로 하지동맥 폐쇄를 유발해 다리 조직을 괴사시키고, 심할 경우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스텐트 삽입과 같은 혈관성형술이나 혈전 방지 약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혈관 손상이나 혈전 재발 위험이 있어 한계가 있었다.
| 마이크로젤·세포 자기조립화 줄기세포치료제의 효능 검증.(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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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상헌 생체재료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신소재 마이크로젤을 이용한 줄기세포의 자기조립화 플랫폼 기술을 통해 3차원 줄기세포 중증하지허혈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 친화적 신소재인 콜라겐 마이크로젤을 이용해 세포만으로 이뤄진 3차원 줄기세포 치료제 대비 몸속 이식이 쉽게 하고, 세포 생존율도 높였다.
| 김상헌 KIST 책임연구원.(사진=K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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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제는 높은 조직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줄기세포를 단독으로 이식할 때 유발되는 손상 부위의 저산소증, 면역반응 등으로 인해 세포 생존율이 떨어져 원하는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포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생분해성 고분자나 세포외 기질 성분을 지지체로 사용해 줄기세포를 전달하는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콜라겐 하이드로젤을 마이크로 단위의 크기로 가공해 체내 이식이 쉽고 균일한 세포분포도를 갖는 다공성의 3차원 조직체를 만들었다. 세포외 기질의 구성성분인 콜라겐은 생체적합성과 세포 활성이 우수해 마이크로젤의 입자와 줄기세포 내 콜라겐 수용체 간 상호작용을 촉진해 세포의 자기조립을 유도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젤-줄기세포 조직체는 세포만으로 구성된 조직체 대비 더 많은 혈관신생인자를 발현해 높은 혈관 재생 능력을 보였다. 중증하지허혈을 가진 실험용 쥐의 근육조직에 마이크로젤·줄기세포 조직체를 주입하자 세포 단독 조직체 대비 혈류 흐름은 약 40% 증가했다. 하지 근육, 혈관 재생 비율은 60% 높아져 혈류량과 허혈 부위의 괴사를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번 치료제가 우수한 혈관 신생 효과를 보여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제공되기를 기대했다. 혈관신생은 다양한 조직 재생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말초동맥질환과 유사한 기전을 가진 다른 질환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봤다.
김상헌 박사는 “콜라겐 마이크로젤은 생체적합성이 우수해 임상 등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신소재”라며 “의료현장에서 요구하는 투여 방법에 대한 기술 개발, 치료제의 명확한 작용기전 규명, 목표 인자 발굴 등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ioactive Materials’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