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048260)의 지분을 본격 늘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를 한진칼 다음 타깃으로 지목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촉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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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리컷홀딩스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케이씨지아이한국지배구조개선사모투자 합자회사(KCGI)가 출자한 투자목적회사다. 애프리컷홀딩스는 지난해 12월 21일 오스템임플란트 730주를 장내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달 29일, 올해 1월 2~4일 연이어 지분을 취득했다. 지분 취득에 들인 비용은 약 203억원 규모이며, 취득 목적은 ‘경영권 영향’이라고 명시했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매입에 대해 “세부 계획은 없지만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성부 펀드, 오는 3월 정기주총서 데뷔전?
시장에서는 강성부 펀드의 추가 지분 취득이 오스템임플란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강성부 KCGI 대표는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9%을 취득해 2대주주에 올라 오너일가를 압박해 왔다.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며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등 경영권 분쟁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올해 초 KCGI는 대부분의 한진칼 지분을 매각했다.
내년 초 오스템임플란트의 정기 주주총회가 KCGI가 데뷔전을 치를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KCGI는 이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을 포함해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초 불거진 2215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횡령 사건을 빌미로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엄태관 대표의 재선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엄 대표는 2017년부터 전문경영인으로서 6년간 오스템임플란트를 이끌어왔지만, 대규모 횡령 사건의 책임에서 자유롭진 않은 인물로 분류된다. KCGI가 이사 선임 요구는 물론,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경우 새로운 이사 선임을 추천한 뒤 해당 이사를 통해 경영에 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사모펀드의 목적은 결국 밸류(기업가치)를 높인 후 엑시트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성부 펀드가 헬스케어 섹터에 특화된 펀드는 아니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적대적 M&A 가능성 거론돼…배당성향 높일까
오스템임플란트는 내부적으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CGI가 적대적 M&A보다는 배당성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우량한 실적에 비해 배당성향이 낮은 편이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배당성향은 2020년 8.3%, 2021년 14.4%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닥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26.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더구나 오스템임플란트는 2019년까지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KCGI가 적대적 M&A까지 나설 의지는 없을 것 같다”며 “그것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를 올리는 데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적이 좋은 회사니까 배당성향을 높이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