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키워준 모차르트 협주곡…마리너 경에게 바칩니다"

지난해 타계 거장 네빌 마리너와 협연한 '모차르트' 발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인연…이번엔 헌정 의미
"나는 즉흥적인 에너지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 등록 2018-04-17 오전 8:11:23

    수정 2018-04-17 오전 8:17:05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열린 앨범 ‘모차르트’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지금의 나를 만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이번에는 추모 의미 담았어요.”

피아니스트 손열음(31)이 모차르트의 선율로 네빌 마리너(1924∼2017) 경을 추모한다. 손열음은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영국 신사처럼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던 네빌 마리너 선생님을 돌아보며 앨범을 준비했다”며 “비록 생전에 듣지 못하셨지만 흡족해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열음은 20일 발매하는 앨범 ‘모차르트’를 마리너 경에게 헌정했다.

마리너 경은 손열음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녹음을 마치고 다음 곡을 준비하던 지난해 10월 2일 별세했다. 이에 손열음은 추모의 의미를 담아 미완이나마 앨범을 발매하기로 결정하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2곡을 음반에 싣으려던 기존의 계획 대신 솔로곡으로 나머지 트랙을 채웠다.

손열음은 “모차르트 협주곡을 함께 녹음하자던 제안에 설레이며 준비를 했었는데 선생님이 돌아가시며 완성하지 못했다”며 “나 역시 충격을 받았고 발매까지 힘든 점이 많았기에 특별한 앨범”이라고 감격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전했다.

손열음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인연이 깊다. 초등학생이던 1996년 이 곡을 연주해 청소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 입상을 했으며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선 최고연주자상을 받았다. 5년 뒤에는 한국을 찾은 마리너 경과 그가 이끄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이 곡을 협연해 녹음을 제안받았다. 마리너 경은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아마데우스’의 배경음악을 녹음하는 등 ‘모차르트의 대가’라 불린 거장이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야마하홀에서 열린 앨범 ‘모차르트’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열음은 모차르트에 열렬하다. 독일 하노버에 있는 자신의 방에 초상을 걸어 놓을 정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아이러니한 예술’로 정의하며 “기쁨 속에 슬픔이 있고 슬픔 속에 기쁨이 있어 열려 있는 해석이 가능하며 음악적으로도 완벽하다”고도 표현했다.

손열음은 앨범 ‘모차르트’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처음 녹음했지만 전곡을 소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을 미뤘다. 미리 계획을 정하기보다 음악적인 영감이 생기는 대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이어 자신을 “즉흥적이고 한편으로는 게으른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며 “피아니스트는 다른 사람이 써 놓은 음악을 해석하는 예술가이나 순간적으로 드는 감정이 없으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에 맞춰 손열음은 영국 런던 카도간홀에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함께 앨범에 담은 ‘모차트르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협연한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0월부터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부산·대구·천안·광주·전주·인천·강릉·원주 등 10여 개 도시를 돌며 ‘아마데우스’란 이름으로 공연한다. 공연에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과 8번’을 연주한다.

손열음은 음악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테크닉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는 젊은 피아니스트다. 정명화·정경화에 이어 평창대관령음악제 최연소음악감독으로 위촉돼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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