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과 한반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주행 거리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번 주행거리 검증 프로젝트에서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의 1회 최대 주행 거리는 960km 보다 약 45.8% 더 긴 1,400km에 이르렀다. 솔직히 서울을 출발해 전국을 달린 후 다시 서울까지 돌아온 이후에 주행 거리가 더 남아 있다는 사실에 멘탈이 붕괴되었고, 결국 예상보다 한참을 더 달려 헤이리까지 간 후에야 테스트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를 거쳐 양산까지 내려간 첫 날에 이어 맑은 날씨와 무더운 기온으로 시작한 2일차는 남해를 따라 양산에서 해남까지 달리고 또 이후 목포를 통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ㄴ’ 형태의 코스로 진행됐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조금 이른 출근 시간, 양산의 숙소를 떠났다.
아침부터 주행에 나선 만큼 프리우스 프라임은 출근하는 차량들을 몸소 경험하게 됐다. 양산의 숙소에서 남해고속도로까지 달리는 비교적 짧은 구간이었지만 출근길과 도심이라는 주행 환경으로 인해 정체 구간, 및 정차 시간이 계속 누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연비에 신경을 쓰기 보다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교통의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경험해보면 고속도로 보다는 일상적인 도심이나 간선도로에서의 주행이 비교적 효율성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주행 속도를 비롯한 다양한 주변 요소로 인한 차이라 할 수 있는데 프리우스 프라임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고, 이에 따라 서김해 톨게이트에서 섬진강 휴게소까지 이어지는 남해고속도로 구간을 2일차 2 구간으로 결정했다.
고속도로를 탄만큼 프리우스 프라임의 평균 속도는 77km/h까지 대폭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참고로 이 수치는 2일차 1 구간의 평균 속도(39km/h)의 약 두 배에 이르는 속도였다. 참고로 119.3km에 이르는 이 구간에서 프리우스 프라임은 35.3km/L의 다소 아쉬운(?) 연비를 기록하며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고속도로 불감증(?)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남해고속도로로는 순천TG에서 빠져 나오는 것으로 했고, 순천과 벌교, 보성 등을 지나는 지방도를 통해 해남을 향해 서쪽으로 달렸다. 순천과 벌교의 완만한 구간과 보성의 푸른 풍경을 보며 달리는 시간은 심심하면서도 또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해남 땅끝마을에 차를 세우고 편의점을 들려 음료수를 하나 사서 마신 후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목적지는 목포 톨게이트, 지방도와 고속도로 초입 구간을 지나는 코스로 토요타가 밝힌 960km 주행거리 기록 초과 달성을 눈 앞에 둔 상황이었다. 참고로 이때에도 프리우스 프라임은 아직 200km 이상을 더 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해남의 지방도로를 거쳐 목포를 향해 달렸고, 토요타가 밝힌 960km는 이미 초과 달성한지 오래였다. 그러나 기자의 눈은 자꾸 프리우스 프라임의 계기판을 자꾸 의식하게 됐다. 어느새 주행 누적 거리가 990km에 이르렀고, 점점 1,000km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1,000km를 달성한 후에는 서해안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간선도로에 올랐다. 길고 곧게 이어진 도로는 프리우스 프라임에게 조금 더 높은 주행 속도를 요구했고 기자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발으며 목포 톨게이트를 향했다. 그렇게 약 20여 km를 더 달린 후 목포 톨게이트를 통과하며 4 구간의 주행을 마무리했다.
목포 톨게이트를 지나 서해안 고속도에 오른 프리우스 프라임은 서울을 향해 달렸다. 고속도로의 흐름에 맞춰 북으로 향하는 프리우스 프라임은 시원스러운 가속과 여유로운 주행감을 뽐내며 주행거리 기록을 매 순간마다 경신하고 있었다.
어느새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고, 서울은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 고민이 시작됐다. 여기서 멈출 것인지, 혹은 마지막까지 달리는지 선택이 필요했다. 그리고는 ‘이왕 시작했으니 마지막까지 해보자’는 생각에 다시 휴게소 내 주유소를 지나쳐 고속도로에 다시 올랐다.
화성 휴게소에서 고속도로로 복귀한 후 주행 속도를 조금 낮추며 연비를 신경쓰기 시작했다. 주행 거리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연료로 어느새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연비 주행 스킬을 총 동원하며 제동을 줄이고, 더욱 부드러운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 도로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며 주행을 이어갔다. 전국 일주를 끝내가며 “기왕 시작한것인데 작정하고 좋은 연비를 만들어보자”는 다짐도 있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헤이리를 향해 차를 돌렸다. 강변북로와 자유로의 정체를 뚫고 파주를 향해 달려갔다. 연비 주행을 위해 속도를 필요 이상으로 높이지 않고 모터의 개입을 높였고, 제일 끝 차선을 이용해 주행을 이어갔다. 발끝에 신경을 집중하며 주행을 계속 이어갔다.
참으로 길고 길었던 주행이 끝이 났다. 아직 시동이 꺼지거나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기판을 살폈다. 2일차 6 구간은 총 84.9km에 걸쳐 이어졌고, 평균 속도는 41km/h로 연비 주행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이 구간의 평균 연비는 43.0km/L로 ‘연비 주행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총 1,400.8km의 주행 거리가 당당히 기록되었다.
1,400.8km를 달린 프리우스 프라임을 끌고 주유소로 이동해 프리우스 프라임의 주유구를 가렸던 테이프를 뗐다. 테이프를 떼는 순간의 기분은 정말 형용하기 힘든 묘한 감성이 뒤섞였다. 1회 주유(+충전)으로 1,4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점과 당초 토요타의 발표 보다 440km를 더 달렸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이런 이유로 ‘만약 최적의 상황과 최적의 주행 코스라면 프리우스 프라임은 과연 얼마나 더 달릴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생각은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지워내고, 1회 주유로 1,400km를 달린 프리우스 프라임을 만든 토요타의 기술에 다시 한 번 감탄을 하며 마무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