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2년 전 금융위기 당시 미국 납세자들에 의해 긴급 구조됐던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이제는 미국이 경기후퇴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고 25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 주문은 한 달 전보다 4% 증가하면서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다.
| ▲ 미국 자동차 및 부품 제조업 고용 추이(출처: LA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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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동차와 민간 항공기 수요가 급증한 덕분으로, 특히 자동차와 부품 주문은 11.5%가 늘어 지난 2003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자동차 산업이 서서히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전체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고용유발 효과도 크다.
미국 연방 노동통계를 보면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 2년 사이 9만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증가율은 14%에 달한다.
덕분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의 지난달 실업률은 10.9%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이 12%인 것과 비견된다. 미시간주 앤 아버 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 딜러 등을 아우르는 미국 자동차 산업은 총 170만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연관 분야까지 합하면 630만명에 이른다.
LAT는 이 같은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1040만대로 줄었던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가 올해 13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이었던 지난 2000년의 1700만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데이비드 설먼 교수는 "미국 경제의 회복 여부는 자동차 판매로 가늠할 수 있다"면서 "1300만대 수준이면 경기후퇴로 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