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안 오르면 종부세도 안 는다
정부는 집값이 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표적용률 상향으로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과표적용률을 80%로 동결하기로 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90%, 내년 100%로 상향조정된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연내 통과시켜, 올해 종부세 부과분부터 바뀐 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이 20억8000만원으로 작년과 같은 서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56㎡의 경우 과표적용률 상승(80%→90%)으로 작년보다 174만원(1318만→1492만원) 더 내야 했지만 종부세법이 개정되면 작년과 같은 금액을 내면 된다.
공시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종부세가 늘어나는 사례도 사라진다. 공시가격이 작년 9억1200만원에서 올해 8억8800만원으로 내린 강남 압구정 한양4단지 전용 101㎡의 경우 올해 예상 종부세는 180만원으로 작년 176만원보다 많았지만 개정시엔 158만4000원으로 작년보다 10.2% 줄어든다.
강남 대치동 소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년 수백만원씩 오르던 종부세 때문에 집을 팔려 했던 이들의 매도압력이 줄어 들게 된 셈"이라며 "세부담 매물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집값 급등해도 `세금폭탄` 없다
주택 공시가격이 작년 8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올랐다면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작년 284만원의 191%인 544만원을 내야 했지만, 세부담 상한선이 150%로 제한되면 작년 부담분의 0.5배인 426만원만 내면 된다.
종부세만 따질 경우 295만원을 내야 하지만 개정시 208만5000원으로 86만5000원(29.3%) 줄어든다.
이는 종부세법과 아울러 지방세법 개정을 통해 재산세 과표적용률도 작년수준으로(50%) 동결할 것을 가정한 것으로 이 경우 재산세도 249만원에서 217만5000원으로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우 종부세 대상 주택의 집값 상승률이 높지 않아 이에 따른 혜택을 보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집값이 급등하더라도 그 이듬해 보유세는 전년 부담액의 0.5배만 내면 되기 때문에 집값이 올라도 보유부담은 크게 늘지 않게 된다.
◇ `주택업계 배려`..사업용토지·미분양분 비과세 확대
아울러 지난 8·21대책에서 주택공급 기반 및 건설경기 보완을 위해 내놨던 주택건설업체의 사업용 토지 및 미분양 주택에 대한 종부세 완화 방안도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됐다.
우선 토지 취득 후 주택건설에 사용하기까지 3~5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내년부터는 보유한 토지에 대해 취득 후 5년까지는 종부세를 매기지 않도록 했다.
또 시행자가 보유한 미분양주택의 종부세 비과세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시공사가 대물변제로 받은 미분양 주택도 5년간 종부세를 비과세키로 했다. 이는 최근 미분양 물량 확대로 주택건설업의 세부담이 과중한 점을 배려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종부세 과세 기준가격(현행 공시가격 6억원) 상향과 인별합산 기준 변경 등에 대해서는 이번 개편안에서 다루지 않았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은 이와 관련, "과세기준 상향은 많은 논쟁을 부를 수 있고, 인별합산 변경여부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달렸다"며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