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권, 신용등급 "복권"

  • 등록 2003-10-24 오전 9:22:07

    수정 2003-10-24 오전 9:22:07

[edaily 김윤경기자] 미국 은행들의 추락했던 신용도가 회복되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23일자)에서 보도했다. 미국 은행들의 신용도(등급)는 70년대초부터 부여되기 시작, 한 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7개 은행에 대해 트리플A를 주는 등 신용도의 고공행진이 계속됐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급격히 하락, 95년엔 JP모건에 대한 신용등급마저 하향됐다. 그러나 하나둘 씩 점차 은행 신용도의 복권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92년 이래 매년 신용등급이 상향된 사례가 하향된 사례를 넘었고 최근엔 무디스가 자산규모 미국 4위의 은행 웰스파고의 신용등급을 트리플A로 올렸다. 이는 18년만의 일이다. 지난 70년대엔 고유가와 부동산 가치의 급락이 은행주의 신용도를 낮추는 역할을 했고 80년대 들어선 개발도상국의 지급불능으로 은행주의 신용도가 떨어졌다. 90년대 이후엔 신디케이트론, 그리고 지난 3년간 경기침체 등이 은행들을 신용도를 끌어내렸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최근들어 은행들의 신용도가 회복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금융 부문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했는 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뚜렷한 실적 개선. 이번 주 시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뉴욕(BOA) 등이 양호한 실적을 내놨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들의 신용도는 대출해 준 기업들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르고 있다. 사업을 다각화한 것도 신용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현재 무디스 기준 미국 유일의 트리플A 등급 은행인 웰스파고가 대표적인 사례. 웰스파고의 전신인 노웨스트(Norwest)는 어려움에 처하자 기존에 기업이나 개도국에 주로 대출했던 관행에서 개인 및 중소기업에 대출해 주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중점 사업지역을 일부 중서부주에서 점차 서부 전반으로 늘려갔고 예금기반을 다양화했다. 웰스파고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예금예치와 대출이자에 치중했던 이 은행은 모기지와 보험사업 분야로 진출, 현재는 미국 최대의 모기지은행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보험 사업부 규모도 미국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개인들을 대상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뮤추얼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예금예치율이 줄어들고 뮤추얼펀드의 열기가 식었을 때에도 다른 분야 사업들은 선전했다. 웰스파고의 순익은 90년대 이래 연간 17% 증가했으며 매출은 12%씩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웰스파고 뿐 만 아니라 시티그룹과 BOA도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은행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이 두 은행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업 다각화가 이익 뿐만 아니라 리스크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양한 사업부간 분쟁과 이해관계의 상충이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현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시티그룹의 신용등급은 웰스파고에 비해 한 단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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