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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의 카리냐니는 35년 이상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브레겐츠 페스티벌,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 비엔나 국립 오페라, 취리하 오페라하우스 등에 출연한 지휘자다. 이번 공연엔 카리냐니와 함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가 지휘자로 참여했다. 카리냐니는 성악가 출신인 도밍고, 쿠라와 달리 이번 공연의 유일한 오페라 전문 지휘자다.
22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서 카리냐니는 5회, 쿠라는 3회, 도밍고는 2회 지휘 예정이었다. 카리냐니는 22·24·27·29·31일 지휘 스케줄이었으나 22·24일 공연은 쿠라로 변경됐다.
카리냐니 측은 ‘어게인 2024 투란도트’를 총괄하는 박현준 예술총감독이 카리냐니의 이탈리아 에이전시 인아트(InArt)에 “카리냐니의 역량을 고려할 때 카리냐니의 캐스팅이 취소될 수 있다”(19일), “카리냐니 지휘에 독특한 색채가 부족하고, 한국의 투란도트에 원하는 지휘자가 아니다”(20일)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통보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인아트는 박 총감독에 계약 종료 여부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또한 카리냐니 측은 사전협의 없이 24일 공연 지휘자가 쿠라로 변경됐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21일에는 인아츠가 박 총감독에 세 차례 매일을 보내 카리냐니의 지휘 및 계약 유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23일에는 한국의 대리인을 통해 박 총감독과 공연 관계자들에 계약금 미지급 문제와 함께 지휘 일정을 확정해달라는 통지서를 보냈고, 이에 박 총감독은 “(카리냐니 지휘자를) 무대에 올릴지 말지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아직 계약금을 안 주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카니냐니는 현재 자신의 이름과 사진이 공연티켓 판매 페이지 및 공연 홍보 포스터에 여전히 공개돼 있다”며 “이러한 홍보는 관객에 대한 불성실한 태도다”라고 지적했다. 카리냐니 측의 주장에 대해 제작진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는 22일 개막 당일 연출가 다비데 리베르모어가 하차를 선언해 논란이 됐다. 리베르모어 연출과 제작진은 연출 방향와 계약금 미지급 문제로 서로 다른 입장을 주장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막 당일에는 좌석 규모 축소로 기존 예매 좌석이 사라지는 등 관람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연은 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