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약식 면담도 생략한 채 조사에 돌입했다.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진술을 최대한 아끼는 이 대표와, 결정적 진술을 캐내려는 검찰 양측은 이날 밤늦게까지 치열한 수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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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23분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진입하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대장동과 위례 사업에 대한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할 진술서에 다 담았다“며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 수사를 맡고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는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혐의 관련해 100페이지에 달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지난 설 연휴에도 비상근무를 이어가며 이 대표 소환조사를 준비했다. .
검찰은 이 대표가 위례 신도시 및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도록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2015년 대장동 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주는 식으로 사업 공모지침서가 구성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대표는 수사팀에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할 수밖에 없음을 양지해 달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 소환 조사 때도 진술을 최대한 아끼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방어 전략을 펼쳤다.
| 28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와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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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사할 범위와 내용이 상당하고 피조사자(이재명)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 대표 소환조사가 2번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이 대표 측은 1번만 출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무게감이 큰 야당 대표를 추가로 소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검찰은 이날 이 대표로부터 의미있는 진술을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조서 열람 시간까지 포함해 밤 12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지청 출석 당시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심야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한편 법조계는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한 시점에서 이미 기소 방침을 굳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고도 별다른 성과가 없으면 ‘망신주기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혐의 입증에 확신이 있어야 소환장을 보낸다는 것이다.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이 대표 주변 인물들을 줄줄이 구속 기소하고, 대장동 의혹 관련해 “인적·물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이례적으로 자신감을 내비 춘 점도 기소 전망을 뒷받침한다.
관건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다. 영장은 일반적으로 피의자의 증거인멸, 도주, 재범 우려가 있거나 혐의가 중대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청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