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전 단계에서 지중해식 식단 준수하면 당뇨병 위험 낮춰

지중해식 식단이 인슐린 감수성 높여 혈당 관리 도와
국내에서도 지중해식 식단 원리 활용한 당뇨병 맞춤형 환자식 출시
  • 등록 2023-01-02 오전 9:33:51

    수정 2023-01-02 오전 9:33:5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당뇨병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이 지중해식 식단을 잘 준수하면 제2형(성인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위험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스페인에서 나왔다. 지중해식 식단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 관리를 돕고,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 공중보건학과 호세 풀리도(Jose Pulido) 교수팀은 당뇨병 전 단계인 성인 1,184명을 2012년부터 평균 4.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Mediterranean diet and diabetes risk in a cohort study of individuals with prediabetes: propensity score analyses) 당뇨병 분야 국제 학술지(Diabetic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공복 혈당이 100∼125㎎/㎗이거나 당화 혈색소가 5.7∼6.4%인 당뇨병 예비 환자(당뇨병 전단계)로 분류했다. 공복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당화 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 환자로 간주했다.

연구 기간 중(평균 4.2년)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 중 18%(210명)가 당뇨병 환자로 진단됐다. 지중해식 식단을 잘 지키지 않은 당뇨병 전단계 환자는 연간 100명당 4.8명이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지중해식 식단을 잘 준수한 당뇨병 전단계 환자의 당뇨병 전환율은 연간 100명당 2.9명에 그쳤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을 잘 준수하지 않으면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약 1.7배 높아진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지중해식 식단이 당뇨병 위험이 있는 사람의 실제 당뇨병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병은 국민병으로 통한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선 영양소가 조절된 맞춤식 식단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형미 겸임교수는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에서만 나는 특별한 식재료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중해식단의 영양적 원리를 기반으로 한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로도 지중해식 건강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지중해식 식단의 영양 원리에 기반한 HMR(가정간편식) 제품인 ‘메디쏠라 밸런스식’이 이미 출시됐다. 최근 ‘메디쏠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수의료용도 식품 기준에 맞춘 당뇨병 환자용 식단을 출시했다.

한편 지중해식 식단은 올리브유를 기본 식용유로 사용하고 과일ㆍ채소ㆍ콩류ㆍ견과류ㆍ씨앗류의 섭취를 권장한다. 생선과 유제품을 적당량 섭취하되, 붉은색 육류ㆍ가공육ㆍ설탕 섭취를 제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US News and World Report’가 5년 연속 최고의 건강 식단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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