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에너지 기반 의료기기업체 원텍이 올해 코스닥 상장과 신제품 출시, 해외 시장 확대 등으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창립자인 김종원 회장과 그의 아들이자 동업자인 김정현 대표의 ‘글로벌 의료기기업체로 도약’이라는 도전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과 김 대표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원텍의 연구개발(R&D) 총괄은 김 회장이, 마케팅을 비롯한 경영 전반은 김 대표가 각각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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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김 회장이 설립한 원텍은 대전을 본거지로 하고 있다. 초창기 통신용 광케이블업체를 지향했지만, 2001년 항암 레이저 개발을 계기로 방향을 본격 전환했다. 현재 대전은 원텍의 R&D와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 주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 머물며,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판교에 별도의 사무소를 내게 된 배경에는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 대표가 있다. 기업 간 거래(B2B)를 중심으로 하는 업체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김 대표는 회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1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 대학교 경영대학원(MBA)에서 경영지식을 갈고닦았다. 2013년 회사에 재합류한 김 대표는 이듬해 김 회장과 공동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원텍이 본격적으로 외적 성장에 나선 시기다.
김 대표는 당시 가장 먼저 외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전문가들로만 이뤄진 ‘홈케어사업부’를 신설했다. 영업·마케팅 조직을 분리해 판교 사무소를 설립한 것도 같은 해였다. 조직의 자율성을 강화해 B2B에서 B2C로 성장하기 위한 교두보를 만든 셈이다.
효과는 숫자로 드러났다. 2014년 190억원에서 2015년 290억원으로 1년 만에 52.6%나 증가했다. 탈모치료기 ‘헤어빔 시리즈’를 중심으로 B2C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었다. 회사 매출의 절반가량이 B2C가 차지했을 정도였다.
이후에도 2016년 318억원, 2017년 402억원, 2018년 511억원까지 원텍은 성장가도를 이어갔다. 하지만 2019년 ‘중국의 사드 보복’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외부 악재로 원텍은 위기를 맞게 됐다.
손 놓고 있을 수 없던 김 대표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레이저 의료기기 업계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전속모델을 발탁한 것이다. 그가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공들인 안면거상 치료기기 ‘올리지오’에 배우 김소연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덧붙이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과 김 대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경영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 인재를 회사 경영에 있어 최우선에 둔다는 점이다. 연구원부터 환경미화직원까지 170여명의 직원이 모두 정규직이라는 게 대표적인 예다. 원천기술에 미래가 있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한다. 원텍은 매년 총매출의 10% 넘게 재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며 “코스닥 상장 후 확보되는 자금을 통해 관련 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텍은 김 회장과 김 대표, 특수관계인이 절반 이상(2021년 10월 기준 57.01%)의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이후에도 큰 틀에서 이 같은 구조가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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