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이 최근 14번째 ‘준궤도비행’에 성공하고, 우주관광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자체 개발한 우주선 ‘뉴셰퍼드’를 이용해 빠르면 4월 유인비행을 시도할 계획인데요,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승객들이 우주선을 타고 고도 100km 상공에서 무중력을 체험하고, 360도로 우주에서 지구를 둘러보는 우주 관광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 블루오리진이 추진하는 우주관광 모습. 캡슐이 추진체를 통해 ‘카르만라인’을 넘어 우주를 비행한 뒤 낙하산을 펼쳐 낙하하고, 추진체는 착륙해 재사용한다.(자료=블루오리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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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우주와 지구 대기권의 경계선으로 활용된 지표가 ‘카르만라인(Karman Line)’입니다. 일반적으로 1900년대 헝가리 출신 물리학자인 테오도어 폰 카르만은 83.6km 상공을 항공기가 비행할 수 없는 고도로 계산했고, 정치적·행정적 편의성 등을 이유로 국제항공연맹(FAI)이 100km(62마일)을 경계선으로 받아들이면서 ‘카르만 라인’이 일반적인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 영공과 우주를 구분하는 영역을 명시한 법은 없습니다. 기관별로도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릅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공군 등은 인공위성이 궤도를 유지하는 최소 고도를 이유로 고도 80km를 우주의 경계로 보고 있고, 이 영역을 돌파한 이들을 우주인으로 인정합니다.
최근에는 국제항공연맹이 기준을 100km에서 80km로 낮춰야 한다는 과학적 주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델링, 수치 분석, 고도 계산 등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기준에 오류가 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조나단 맥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 물리 센터 천체물리학자가 궤도역학 특성상 우주영역을 80km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국제항공연맹도 이러한 지적에 따라 재작년 성명서를 통해 국제우주연맹(IAF)와 함께 국제 워크숍을 열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재정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기준에 따라 우주 경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최소 80~100km를 돌파해야 하며 항공기 비행에 필요한 양력을 제공할 수 없는 곳이면서 발사체(로켓)를 사용해 도달해야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다가오는 가운데 블루오리진이 실제 우주 상품을 통해 우주 관광시대를 본격화할지, 그리고 우주 경계에 대한 논의는 후속으로 이뤄질지 관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