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체육회, 故 최숙현 선수 외 추가폭행…노동법 위반도 적발

고용부 특별근로감독반 편성 6주간 조사
9건 형사입건 처리·11건 과태료 부과 처분
폭행·임금체불·직장내 괴롭힘 등 확인
  • 등록 2020-08-30 오후 12:00:00

    수정 2020-08-30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고용노동부는 경주시체육회에서 고 최숙현 선수 외 다른 선수들도 추가로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주시체육회는 선수들을 비롯해 전·현직 근로자 70여명에 대해 연장·휴일수당, 연차 수당 등 4억원의 임금을 체불하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적발됐다.

고 최숙현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 감독이 지난달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30일 고용노동부는 최숙현 선수의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경주시 체육회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20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9건은 형사입건, 1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처분을 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포항지청이 합동으로 특별근로감독반을 편성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6주간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다.

감독 결과 고 최숙현 선수 외에도 추가로 폭행 피해를 입은 선수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트라이애슬론 감독 김 모씨가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폭행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전 직원 61명 중 29명 참여)에서는 응답자의 34.5%가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대부분 선임직원이었고, 피해를 당한 후 대부분 혼자 참거나 주변인에게 알린다고 답했다.

혼자 참는 이유는 ‘대응해봤자 해결이 안 되기 때문’이거나 ‘가해자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응답하는 등 체육계의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선수들이 1년 단위 근로계약을 맺고 있는 가운데, 연장·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이다.

경주시 체육회는 최근 3년간 전·현직 근로자 78명에게 연장·휴일수당, 연차수당, 퇴직금 등 4억40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조건 서면명시 위반 등 기초노동질서도 대체로 지키지 않은 점을 특별근로감독반에서 확인했다.

고용부는 폭행, 임금체불 등 형사 처벌대상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를 거쳐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과태료 부과 처분도 신속히 진행하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주시 체육회 감독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해 노동관계법이 전반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일부 지방체육회에서도 유사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고용부는 전국 지방체육회 중 30개소를 대상으로 다음달 7일부터 29일까지 약 3주간 추가로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광역자치단체 17개소 전체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초자치단체 3개소와 선수단 규모가 큰 기초자치단체 10곳이 감독 대상이다.

김덕호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경주시 체육회에 대한 감독결과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다른 지방체육회에 대해서도 면밀히 점검해 부당하고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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