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양진호·김성수 이어 거제살인까지…靑게시판 뒤덮은 엄벌청원

양진호 잇따른 폭행·엽기 행각에 국민들 분노
'거제도 묻지마 살인' 엄벌 청원 20만 돌파
층간소음 이유로 경비원 폭행한 아파트 주민
IP카메라 수천대 해킹해 몰래 엿본 남성들
  • 등록 2018-11-03 오전 7:00:00

    수정 2018-11-03 오전 7:00:00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실소유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위디스크’ 직원을 폭행하는 동영상 갈무리.(사진=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미처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사건팀] 지난달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피씨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을 숨지게 한 김성수 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에다 동생의 공범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최초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김성수 사건이 채 식기도 전에 그에 버금가는(혹자는 능가한다고 합니다) 사건들이 대한민국을 뒤덮었습니다. 키워드는 △폭행 영상 △거제도 △층간 소음 △IP 카메라 입니다.

양진호 연이은 엽기행각…‘파도 파도 괴담’

이른바 ‘파도 파도 괴담’ ‘엽기 행각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관심이 집중된 한 주였습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양 회장의 폭행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죠. 사람을 때리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귀와 눈을 자극하는 영상에 말을 잃었죠. 다음날(31일)에는 워크숍 현장에서 살아 있는 닭을 일본도검으로 베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급기야 이달 2일에는 2013년 양 회장이 한 대학교수를 자신의 회사로 불러 집단 폭행하고 가래침을 먹이고 구두를 핥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를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분노가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은 같은 날 양 회장의 성남시 분당구 자택과 인근 사무실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경찰이 양 회장에 적용한 혐의는 상해 및 동물보호법 위반 등 5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밖에도 양 회장의 추가 범행 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사건은 오늘내일 끝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양 회장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탐사보도 매체 ‘셜록’ 박상규 기자와 ‘뉴스타파’가 “대형 법조비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건 방향이 장기화 국면을 맞을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수사 중인 경찰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후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제도 ‘묻지마 살인’…엄벌 청원 20만 돌파

지난달 4일 새벽 2시 36분쯤 경남 거제시 한 크루즈 선착장 인근 길가에서 A(20)씨가 50대 여성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거제 묻지마 폭행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CCTV에는 A씨가 길가에 있던 B씨에게 20분간 무차별 폭행하고 의식을 잃은 B씨를 끌고 다니는 장면이 담겨 충격을 줬습니다. B씨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폭행 약 5시간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경찰은 A씨를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범행 며칠 전부터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점에 미뤄봤을 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키 132cm에 몸무게 31kg의 왜소한 B씨를 무차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A씨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선량한 사회적 약자가 영문도 모른 채 극심한 폭행을 당해 숨졌다”며 “강력범죄자들 신상을 공개하고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범죄 처벌 수위를 높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경남 거제시에서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이 2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으로 사망할 당시의 CCTV 장면. (사진=경남경찰청)
‘층간소음’ 이유로 경비원 폭행한 아파트 주민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한 아파트 주민 사건도 충격을 줬습니다.

서대문경찰서는 지난 1일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았다며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중상해)로 아파트 주민 최모(45)씨를 구속했습니다.

최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시 46분쯤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 경비실을 찾아가 근무 중이던 경비원 A(71)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신고하는 도중에 의식을 잃었다고 합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위치추적으로 A씨를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씨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발생 4시간 후 체포된 최씨는 만취 상태였다고 합니다. 최씨는 처음에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점차 술이 깨자 “경비실에서 층간소음 민원을 뜻대로 해결해주지 않아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1만 5000명 회원의 IP카메라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 해킹 시연 장면.(사진=연합뉴스)
몰카로 둔갑한 강아지CCTV…독신여성 몰래 본 남성들

폭행사건으로 얼룩진 이번 주. 인터넷프로토콜(IP) 카메라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해킹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민감한 영상을 저장한 남성들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황모(45)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반려동물이나 자녀 관찰 목적으로 설치한 IP 카메라가 불법촬영의 도구로 둔갑했다는 점인데요.

웹제작 프리랜서로 일하던 황씨는 반려동물 사이트 가입 후 IP 카메라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해킹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범행을 꾸몄습니다. 황씨는 급기야 지난 9월 해킹프로그램으로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를 해킹했습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인정보나 동영상을 유출하면 일이 커질 것 같아 혼자 시청하고 소장했다”며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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