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레이' 한반도 할퀴고 동해로…정전·침수 피해 속출

6일 낮 12시 340분 포항 앞바다로 빠져나가
담벼락 무너지고 가로수 부러지는 등 피해
육·해·항로도 전면통제…지자체 비상근무 돌입
  • 등록 2018-10-06 오후 1:24:28

    수정 2018-10-06 오후 1:24:28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6일 오전 경남 창원시내 도로 가로수가 쓰러지자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창원소방본부, 연합뉴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침수와 정전 등 각종 피해를 남긴 채 동해로 한반도를 빠져 나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콩레이’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경남 통영에 상륙해 약 3시간 동안 경남, 부산, 경북 일부 지역을 관통했다. 이날 낮 12시 40분 경북 포항 앞바다를 통해 동해로 빠져나갔다. 오후 9시께는 독도 동북동쪽 약 120㎞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와 부산, 경남은 태풍의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6시 25분께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 담벼락(높이 1m, 길이 7m)이 무너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톤 정도 되는 담벼락이 순식간에 무너져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서면 교차로와 삼전교차로에 있는 가로수 3그루의 나뭇가지가 강풍에 부러져 도로와 인도를 덮쳤다. 북구 화명동에 있는 대형할인점 자전거 보관대가 강풍에 날아가기도 했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는 태풍피해 신고가 100건 넘게 들어왔다.

정전 피해도 있었다. 한국전력 부산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3분 기준 부산에서 정전이 16건 발생했다. 한전은 현재까지 모두 1만195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간판이 떨어지거나 나무, 천막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70여건 접수됐다.

제주에서는 지난 5일 하루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제주시 건입동 제주지방기상청 지점에는 310㎜의 비가 쏟아졌다. 1923년 제주에서 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2위 기록이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1148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 중 692가구는 복구가 진행 중이다.

육·해·항로도 모두 마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제주 1100로와 항파두리로를 비롯해 전남과 부산, 강원, 충남, 경북, 대구에서 도로 19곳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 광안대교 상·하판과 거가대교,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신선대 지하차도, 을숙도대교 컨테이너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부산항은 선박 입출항과 하역작업이 완전히 중단됐고 부산과 일본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인천, 평택, 동해를 제외한 9개 항만이 통제되고 있으며 97개 항로에서 여객선 163척의 운항이 전면통제 중이다.

항공기는 제주와 김포 등 12개 공항에서 324편이 결항했다. 한라산과 경주, 지리산 등 17개 국립공원 522개 탐방로도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태풍 북상에 따라 일제히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부산 5467명을 비롯해 충북 3853명, 경남 3808명, 전남 1603명, 울산 1481명, 강원 1434명 등 모두 2만2711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전과 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취약 시설을 점검하는 동시에 태풍피해 복구에 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긴급 재난문자 등을 통해 국민 행동요령을 전파하면서 태풍 소멸 까지 철저하게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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