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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다시 조정 양상으로 가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가 포털상에서 몇몇 코인을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대중화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 행보가 시장심리를 다소 얼어붙게 하고 있다.
8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4% 이상 하락하며 780만원대로 내려갔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1.6% 하락하며 6940달러로, 7000달러를 다시 깨고 내려갔다. 알트코인 중에서는 모네로와 대시 정도만 소폭 상승할 뿐 리플과 비트코인 캐시, 에이다 등이 일제히 2~3%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때 장중 고점인 7139달러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은 핵심 지지선인 6900달러를 테스트하고 있다. 6900달러는 10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기도 한 주요 매물대다. 이 지지선이 지켜질 경우 재차 반등을 노릴 수 있겠지만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반등국면이 무산되고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EU 경제장관들은 다음주 7일 비엔나에서 비공식적인 회동을 갖고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이 촉발시키고 있는 정책 과제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 각국 경제장관들은 블록체인 기술 적용 분야와 암호화폐공개(ICO)가 어떠한 절차와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암호화폐 발행과 유통(매매거래)이 활발해지고 일부에서는 실물경제에 적용돼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를 활용할 경우 투명성이 담보되지 못하고 일각에서는 탈세나 테러 자금 조달, 불법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그 만큼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7월 EU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디지털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지 틀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선불카드를 통해 익명으로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필요할 경우 거래내역과 보유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U 각국 정부는 이를 18개월내에 자국 법령에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EU 금융을 감독하는 3개 기관들은 지난 2월에 암호화폐 매수와 보유에 따른 높은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공동 성명을 통해 유럽증권시장청(ESMA)과 유럽금융청(EBA), 유럽보험연기금청(EIOPA)은 “현재 거래되는 암호화폐들은 그 가치를 중앙은행이나 공적기관에서 보증하지 않을 뿐더러 화폐로서의 어떠한 법적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암호화폐는 어떠한 자산에 의해 담보되지 않고 EU 법규에 따라 규제되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고 어떠한 투자자 보호 장치도 법상에 규정돼 있지 않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야후 파이낸스는 이들 3개 코인에 대한 시세정보와 함께 화면 상단에 ‘매수’와 ‘매도’ 옵션을 붙여 직접적인 매매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비트코인 캐시와 이더리움 클래식, 이오스 등의 경우 가격시세를 제공하지만 매매거래 옵션은 제공하지 않는다. 모건크릭디지털 창업주인 앤소니 폼플리아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야후 파이낸스에서 이들 코인을 살 수 있게 됐다. 그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암호화폐가 우리 일상으로 퍼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야후의 관심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앞서 지난 3월 야후의 일본 사업부인 야후 재팬은 내년 4월이나 그 즈음에 독자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야후 재팬은 다음달인 4월에 비트ARG 거래소 지분 40%를 취득한 뒤 1년쯤 뒤에 거래소 오픈을 위해 임원들을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