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으름장에 中 600억달러 보복 예고…벼랑 끝 무역전쟁

  • 등록 2018-08-04 오전 10:35:22

    수정 2018-08-04 오전 10:35:2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이 2000억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적용할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나선 가운데 중국 역시 보복조치를 내놓았다. 미·중 양국이 지난달 관세 폭탄을 주고 받은데 이어 이번에도 일촉즉발의 대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간)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국무원 비준을 받아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할 600억달러에 이르는 5207개 미국산 수입제품 대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재정부 홈페이지에 공표된 내용에 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자동차타이어, 농구공 등 2493개 품목에 25%, 냉동딸기 껌 초콜릿 붓 골프공 연필 등 1078개 품목에 20%, 냉동 옥수수와 닭가슴살 등 974개 품목에 10%, 아동 그림책 등 662개 품목에 5%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이번 조치가 미국이 7월 11일 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하고, 이달 2일 이 관세율을 25%로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미국의 2000억달러 고율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즉각 시행한다고 강조했다.

상무부 역시 이날 별도의 담화문을 내고 미국에 대해 맹공격을 이어갔다. 상무부는 “중국이 차별화해 관세를 매기는 것은 이성적인 것으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했다”며 “국민의 복지와 기업 상황, 글로벌 산업 사슬 등을 충분히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세 조치 시행 시기는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고 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다른 반격 조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당초 예고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가운데 지난달 6일 각종 산업 부품·기계설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 340억 달러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발효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45개 품목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효하며 미·중 무역전쟁은 현실화됐다.

미국 정부는 현재 석유화학 메모리반도체 등 500달러 어치 관세 부과 품목 중 남은 160억 달러 규모,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5% 관세 부과를 부과하기 위한 검토를 끝냈고 실행 여부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도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 등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114개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선언한 지난달 5일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유보하는 2000억 달러 어치가 있고, 그리고 3000억 달러 어치가 있다”면서 추가 관세 대상이 5000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중국이 바로 보복조치를 밝힌 만큼,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참모인 래리 커를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우리(미국)는 유럽연합(EU)과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함께 하고 있고, 중국에 대해 연합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점점 나약한 경제로 고립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실물지표가 위축되는 등 중국의 경기 둔화는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이 조사하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2로 전문가 예상치(51.3)를 밑도는 것은 물론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8월 초 현재, 지난 4월 중순보다 6% 가량 빠진 상태다.

이에 중국은 지난해부터 진행하던 부채 감축 등 리스크 줄이기에 대해 속도를 늦추고 유동성 공급과 인프라 확대 등을 예고하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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