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th SRE][WORST]대신F&I, 대규모 개발사업 `물음표`

크레딧전문가 18명 등급 이의제기…16명 하향조정 필요
한남동 부지개발 자금조달 부담…NPL시장 경쟁심화
회사 측 "본PF 대형금융기관 참여…사업성 매우 좋다"
  • 등록 2017-05-30 오전 7:09:00

    수정 2017-05-30 오전 7:09:00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대신F&I가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워스트레이팅)에 다시 등장했다. 지난 2014년 하반기 20회 SRE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그 사이 대신F&I 신용등급은 AA-에서 A+로 낮춰졌지만 현 신용등급(A+)에 의문을 가진 시장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1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개발 사업에 대한 자금조달 부담이 만만찮은 가운데 주력사업인 부실채권(NPL)시장 경쟁심화 우려도 자리잡고 있다.

25회 SRE에 참여한 응답자 151명 중 18명(11.9%)이 대신F&I(A+) 신용등급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 중 2명을 제외한 16명은 대신F&I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11명의 크레딧애널리스트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크레딧애널리스트가 뽑은 최다 신용등급 하향조정 순위 공동 2위.

자기자본 2.5배에 달하는 부동산개발 투자부담

대신F&I는 우리금융지주에서 대신증권으로 주인이 바뀐 2014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사모사채 등 대체투자로 수익기반을 다변화했다. 대신F&I의 대체투자 규모는 투자원금 기준 2014년 271억원에서 2015년 1157억원을 거쳐 지난해 9월말 1900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5월에는 LH와 6242억원 규모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한남동 일대 주택개발사업에 나섰다. 자체자금으로 계약보증금 642억원을 냈고 자산유동화를 통해 중도금(1~3차 할부금)도 납부 완료했다. 회사는 토지구입비용, 건설비용, 외부자금조달에 따른 이자비용 등을 포함해 총 1조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본 PF를 통해 토지매매 계약금과 중도금을 상환하고 잔금과 공사비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득원 대신F&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까지 회사가 실제로 한남동 부동산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토지매매 계약금과 해당 이자에 국한돼있다”며 “본 PF도 국내 대형증권사를 금융주관사로 선정해 시중은행·연기금·대형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참여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투자부담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대신F&I의 자기자본은 4087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총차입금 규모는 4.5배, 부채비율은 465.4%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개발 관련 토지매입대금과 예상 총사업비는 자기자본의 각각 1.53배, 2.45배 수준이다.

자체적인 부동산개발사업 경험이 부족한 점과 일정 지연 등의 추가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신금융그룹차원에서 사옥매매·개발 경험이 있고 대신F&I도 부실채권(NPL)투자 등 간접적인 부동산개발사업 경험을 어느정도 갖추고는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개발사업은 진행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관리능력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역량이 확보되지 않은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은 사업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대신F&I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바뀌기 위해선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러한 우려에 지난 2월 대신F&I는 1년 여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으나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단 한건의 청약도 받지 못했다.



치열해지는 경쟁에 수익성 악화 우려도

대신F&I는 NPL시장 업계 2위로 20%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부실채권 투자회사로 업종을 변경한 하나F&I를 비롯해 신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29%였던 대신F&I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20%, 지난해 20.8% 수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매각물량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본격 도입된 2011년 7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5조원, 2015년 5조2000억원을 거쳐 지난해 4조7000억원을 기록해 5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2104년 24조2000억원에서 2015년 30조원으로 늘어났던 부실채권 규모도 지난해 24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이득원 CFO는 “부실채권 시장의 신규 투자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기관은 많지 않다”며 “2013~2014년 공격적으로 시장에진입했던 저축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심화로 부실채권 원금대비 매입금액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2011년 75%였던 대신F&I의 평균 매입률은 2013년(81%) 이후 80%를 넘나들고 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14년 3.1%에서 2015년 2.8%, 지난해 3분기 기준 2.4%로 하락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은행권 부실채권 정리가 어느 정도 진행됨에 따라 매각규모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매입률이 상승하고 회수기간이 다소 길어지고 있는 점은 향후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부동산PF 비중을 확대하면서 부동산 가격 변화 등으로 부실채권 회수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증대한 점도 관건으로 꼽힌다. 단기차입부채 비중이 높아 차입구조의 장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대신F&I의 1년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부채는 1조6680억원으로 총 차입부채의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차입부채 비중은 전년대비 25%포인트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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