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황식 총리 동계전력수급대책관련 담화문

  • 등록 2012-11-16 오전 10:02:10

    수정 2012-11-16 오전 10:02:10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지난 여름에 이어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어려운 전력수급 상황을 설명 드리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반복되는 전력부족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불편이 매우 큰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질책도 충분히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 겨울에도 심각한 전력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협조 없이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에너지 절약에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리는 것입니다.

특히 기상청에 따르면, 금년 겨울은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낮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 전력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에 전력공급 측면에서는, 원전 정비 등으로 인해 발전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러한 사정 때문에 정부는 금년도 동절기 전력수급대책에 비상한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11월 5일 전력수급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여 가동하고 있습니다. 동계전력 비상수급기간도 지난해에는 12월 초에 시작했던 것을 11월 중순으로 앞당겨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400만kW 이상의 예비전력이 꼭 필요한 만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대책 내용을 설명 드리자면, ‘전력공급’ 확충을 위해, 우선, 현재 정비 중인 원전의 부품을 충분한 안전 검증을 거쳐 신속히 교체함으로써, 금년 말까지는 재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추가적인 전력량 확보를 위해 준공이 임박한 발전소의 건설공기를 단축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자가 발전기도 최대한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단시일 내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전력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 관리’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전력 피크가 예상되는 1~2월 중, 전기사용량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최대 10%까지 사용량을 의무 감축토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1월부터는 평상시에는 할인요금을, 하루 전 예고된 피크日과 피크時間대에는 할증요금을 적용하는 선택형 피크요금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다만,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하여 산업체의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수요관리대책을 탄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차제에 우리는 전기 절약을 상시적으로 생활화해 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는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전력소비 증가율이 OECD 국가 평균의 여섯 배나 됩니다. 전기요금이 싼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일본의 1/3, 독일의 1/4 수준입니다.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전기요금보다 더 낮은 상황입니다. 원칙적으로 얘기하자면 전기요금을 올려 소비를 줄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나 산업경쟁력을 살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신중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대신 우리 스스로가 그만큼 불필요한 전기사용을 줄여주어야만 합니다.

에너지 절약은 우리나라만 하는 것이 아니며 많은 나라들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이 곧 에너지 생산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알래스카 주에서는 가로등 격등제 시행, 조명사용 자제, 빨래 야외건조 등을 통해 40%가 넘는 전기 소비를 감축했습니다.

1인당 전력소비가 우리의 60%에 불과한 영국에서는 ‘학생전기소등(Student Switch Off)‘ 캠페인을 벌여지난 해 43개 대학이 전기소비를 5.7%나 줄였습니다.

프랑스는 법령으로 겨울철 난방온도를 19°C이하로 제한하고, 금년 7월부터는 오전 1시부터 6시까지 점포와 가로등 조명을 모두 소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번에 절전 문화가 국민생활에 정착될 수 있도록 ‘범국민 에너지 절약운동’을 보다 강력하고 내실 있게 추진할 생각입니다. 먼저 공공기관부터 솔선수범을 보이겠습니다. 난방온도를 18°C 이하로 제한하고 개인 전열기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습니다.

아울러, 저도 추위에 잘 견딜 수 있는 평상복을 입었습니다만, 앞으로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공직자들이 격식을 떠나 따뜻한 차림으로 근무토록 하겠습니다.

민간부문에 대해서도 백화점, 호텔 등 전기 다소비 시설의 난방온도를 20°C 이하로 제한하고, ‘문을 열고 난방기를 가동하는 영업행위’, ‘피크시간대 네온사인 광고’, ‘대형건물의 옥외 경관조명 사용’ 등 에너지 낭비 사례를 줄여 나갈 계획입니다.

이러한 대책들이 제대로만 이행된다면 400만kW 이상의 예비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도 긴급절전 등을 통해 결코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는 발전량의 31%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원전은 잘 운영만 한다면 가장 친환경적인 전력원일 뿐 아니라 에너지를 전부 수입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또, 당장에 원전을 화력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전기요금이 대폭 오르게 됩니다.

최근, 원전 운영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많이 걱정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가 보다 세심하게 관리했어야 합니다만, 지금 까지의 고장이 원전 전체의 안전성에 문제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우리나라의 원전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정지율도 프랑스의 1/8, 독일의 1/3 정도에 불과하며 UAE 등에서도 우리 기술을 신뢰하여 도입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부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여 원전을 관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심려하지 않도록 보다 엄격하고 치밀하게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절전으로 인한 불편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2014년이 되면 700만kW의 공급능력이 확충돼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은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년 겨울이 전력수급에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작년과 같은 정전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각 기업에서, 영업장소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절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때 비로소 지금의 전력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각 기업들은, 에너지 수요관리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보다 긴 안목에서 에너지 절약시설을 적극적으로 설치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상가들도, 실내온도를 낮추고 ‘난방 중 문 열기’ 등 에너지 낭비 사례를 줄여주시기 바랍니다.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각 가정에서는 내복 입기, 실내난방온도 낮추기, 가전기기 사용 자제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작년 겨울과 금년 여름의 전력부족 사태는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에 힘입어 잘 극복해 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동절기에도 전력부족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정부의 절전대책에 큰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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