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투명한 대북사업 등 애로를 겪고 있는 사업도 있지만, 올해부터 현대그룹 특유의 추진력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현대 사태 10년..잃었던 자산 대부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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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정리금융공사에 넘겨준 현대택배 지분 20.6%를 2009년에 다시 인수했다.
또 자금난에 컨테이너선 부두 3곳을 매각했던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부산 신항 남쪽 컨테이너 부두에 대지 55만㎡, 안벽 길이 1.15km, 수심 17m 규모의 최신식 터미널을 개장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마스블락트 2지역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에도 참여해, 오는 2013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7개 계열사가 연지동 새 사옥에 둥지를 틀었다. 현대상선(011200),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현대투자네트워크 등 7개사가 연지동에 입주했다.
금융업 특성상 여의도에 남은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모든 계열사가 한 자리에 모인 것.
잃었던 자산을 상당부분 회복하면서 현대맨들의 자신감도 높아졌다. 현대그룹은 "신사옥은 각 계열사의 역량을 모으고 임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사옥 입주로 흩어졌던 계열사들이 한 곳에서 일하게 돼, 그룹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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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동관 2층에는 외부인에게 개방된 접견실이 있다.
접견실 벽면에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웃는 얼굴이 형상화돼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영문으로 또렷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불멸의 현대 신화를 일군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은 오늘의 현대맨들에게 그대로 계승돼 내일의 현대그룹을 만들어가는 에너지가 되고 있다…(중략)…이제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이 고 정몽헌 회장을 이어받아 정 회장이 못다 이룬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취임 7년차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른바 '왕자의 난'과 유동성 위기 그리고 대북사업 검찰조사로 휘청거렸던 현대그룹을 맡아 다시 일으켰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지키겠다는 의지 만으로 경영권 분쟁과 정치적 장벽을 뛰어넘은 현 회장에게선 선대 회장들과 같은 뚝심이 엿보인다는 평가다. 누구 못지않게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3년내 재계 13위의 꿈..현대건설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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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4대 선사가 모두 적자를 낸 상황에서 올해 해운업계에선 경영목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유일하게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매출 7조1373억원, 영업이익 3358억원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뚝심있는 현 회장의 경영 스타일 덕분에 현대그룹의 외형은 현 회장이 취임한 지 5년 만에 2배 이상 커졌다.
그룹 매출은 지난 2003년 5조4200억원에서 지난 2008년 12조7800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00억원에서 76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그룹은 오는 2012년 매출 34조원의 재계 13위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중기 비전으로 제시한 상태. 이를 위해선 현대건설을 꼭 인수해야만 한다.
현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신년사에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강조해왔다.
현대그룹의 뿌리인 현대건설(000720)을 인수하면, 잃었던 마지막 자산을 되찾게 되는 동시에 종가로서 자긍심도 회복하게 된다.
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라며 "언젠가 매각이 시작될 때 차질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