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14일 현재 미국 경제에는 달러 약세, 무역 적자 확대, 인플레이션 등 트리플 약세(3 Bears)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가치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저 인플레와 저 실업률의 순결한 결합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금리를 통제가능한 수준에서 유지시키는데 이바지하는 활황 경제(Goldilocks economy, 금발 소녀인 골디록과 곰 세마리의 동화에서 나온 말로 약세장을 뜻하는 bearish market에 대비되는 용어로 쓰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과 경제성장률 둔화, 차기 부시 행정부의 긴급 감세 준비 등으로 이러한 말은 옛날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 때문에 골디록 개념을 대중화시키는데 기여했던 한 경제학자도 1970년대 이래로 사용하지 않았던 낱말을 사용하고 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경제학자인 로버트 고든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되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고 인플레와 고 실업률,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이 경고음을 낼 수 있다는 것. 고든의 논리는 골디록 경제는 미국 경제 홀로 이뤄진 적이 없다는데 있다. 글로벌 경제가 미국 경제의 번영에 기여했다는 것. 따라서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수입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 경제를 지탱했던 것은 미국이 기술적 리더쉽에 의해 꾸준히 높은 투자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미국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다고 생각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이 경제적 고통의 시대에 들어선다면 경제학자들이 예견하듯이 미국과 워싱턴의 새로운 경제팀은 국제경제 이슈의 반 작용을 처리해야만 할 것이다. 달러약세와 자본 유출은 강한 달러와 자본유입이 미국 경제 성장의 족쇄를 풀어제쳤던 것처럼 미국 경제를 옥죌 것이다.
1990년대에는 미국외의 국가들은 미국보다 성장과 혁신에서 뒤쳐졌고 해외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미국 기업 매입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나스닥 주가가 폭등했다. 이것은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 가치의 강세를 가져왔으며 이것이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싼 값에 외국 상품을 수입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상황이 많이 변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경고 조짐은 확실하다. 미국은 매일 10억 달러 어치를 수입하고 있는 등 수입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경제 규모와 비교해서 미국은 최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조만간 다른 나라에 투자함으로써 더 나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미국이 외국상품을 더 비싼 값에 수입하게 만들 것이며 인플레를 유발할 것이다. 따라서 주목 해야할 지표는 달러가치다.
달러는 이미 유로화에 대해 꾸준히 약화돼 왔다. 그러나 엔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환 시장은 공황의 조짐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것은 재조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얼라이언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이머징 마켓 본드 펀드를 담당하는 웨인 리스키는 "유로화에 대한 달러가치 하락은 확실한 흐름이다"며 "우리의 전략은 달러가치의 통제된 하락이다"라고 말했다.
신 정부가 경제 둔화와 무역적자를 시정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달러가치 하락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도 이러한 요인들이 다른 요인들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지 모른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에게는 강한 달러를 선호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부시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지명된 로렌스 린지는 "부시 행정부의 포지션은 클린턴 행정부의 포지션과 같다"며 "우리는 강한 달러를 원한다"고 말했다.
린지의 전직 컨설팅 파트너인 콜만 켄달은 "만약 부시 행정부가 강한 달러라는 스탠스에서 후퇴하게 될 나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한 달러 선호가 꼭 그렇게 만들 필연적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투기꾼들이 신 행정부가 이에 동의하는 지 여부를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자들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 시장에서만 이러한 경향을 통제할 수 있을 뿐이다. 고든은 "클린턴 행정부는 투자 자금 유입과 강한 달러라는 호의적 요인들의 예외적 동시발생(extraordinary coincidence)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부시 행정부도 예외적 동시발생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모든 것들은 반대로 될 수도 있으며 부시 행정부에게는 참담하기 그지없는 선택 조합만 남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