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환경재단(이사장 최열)과 COP28 한국대표단이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전쟁 반대와 기후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COP28 전시 현장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네 번째부터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사진=환경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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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국 총회 행사장 블루존에 가로·세로 각각 2.4미터 크기의 그래픽물이 설치되고, 손 피켓을 든 활동가들이 평화 반전 메시지를 담은 구호를 외쳤다.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기후환경단체 활동가와 각국 대표단 및 주요인사를 상대로 서명운동과 인증사진 릴레이도 진행됐다.
광고전문가인 이제석 광고연구소 소장이 작업한 그래픽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연상케 하는 폭격 장면과 아름드리나무 이미지가 나란히 배치됐다. 각각의 이미지에는 ‘STOP WAR’, ‘GO GREEN’ 문구와 함께 ‘10% Military Budget for Climate Fund!’(군사비 10%를 기후 기금으로!) 슬로건을 새겨 넣었다. 환경재단 대표단은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구촌이 고통받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 전쟁을 멈출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금’ 마련의 중요성을 각국 대표단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지난 6월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억1910만t에 달했다. 전쟁이 끝난 후 재건 과정에서 발생할 온실가스는 기후위기를 더욱 가속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마찬가지다. 기후 전문가들은 전쟁의 여파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늦어지는 등 기후문제 해결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을 둘러싸고 국가별 이해관계에 집중하는 동안 가장 시급한 기후 문제 해결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전쟁을 멈추고 군사비를 줄여 기후해결 기금으로 쓸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이유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전쟁을 향한 시선을 기후위기 해결로 돌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진행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당장 멈춰야 한다”는 반전 메시지를 전하며 슬로건에 담긴 “선진국, 그 중에서 군사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15개국의 군비 10%를 기후위기 기금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제석 소장은 “전쟁은 인류 안전을 위협하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식량, 에너지 문제 등 기후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참혹한 전쟁 이미지와 무성한 나무 이미지를 극적으로 대비해 지금 가장 시급한 이슈인 전쟁 반대와 기후위기 해법을 연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