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티켓 가격이 점점 오르다 보니 정말 보고 싶은 공연이 아니면 관람을 피하게 된다.”
공연 마니아인 관객 A씨의 이야기다. 지난해 연말부터 유명 뮤지컬 등의 티켓 가격이 오르면서 관객들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뮤지컬의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5만 원을 넘어 현재 최고가 19만 원의 공연까지 등장했다. 연극 또한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최고가 11만 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 뮤지컬 ‘베토벤’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
제작사들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무대 제작 비용이 덩달아 오른데다 배우·스태프들의 인건비도 올라 티켓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오픈런(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않고 진행하는 공연)으로 공연이 가능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와 달리 한국은 리미티드 런(공연이 끝나는 날짜가 정해진 공연)으로 공연이 오르다 보니 제작비에 따라 티켓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싼 티켓 가격은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는 공연시장의 발목을 오히려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가의 티켓 가격이 공연에 대한 진입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 또한 공연 당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한 ‘로터리 티켓’ ‘러시 티켓’ 등 다양한 할인 등으로 공연에 대한 진입 통로는 열어놔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공연 마니아들은 비싸진 티켓 가격에도 각 제작사와 예매처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뮤지컬의 경우 작품에 따라 프리뷰(정식 공연 전 수정 등을 진행하는 사전 공연) 기간 또는 조기 예매에 따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공연 기간 중에도 수시로 타임 세일 등의 이벤트를 통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 관객은 “할인 정보를 얻기 위해 보고 싶은 공연의 공식 SNS를 자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 및 예매처별 할인이 가능한 카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는 것도 유익하다. 또한 통신사 멤버십 중에도 공연 할인 혜택이 있어 이를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일부 공연의 경우 멤버십, 메일링 등을 통해 할인 및 선예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 메일링 서비스 ‘뮤직 오브 더 나잇’을 운영하고 있는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이 대표적이다.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는 멤버십 회원의 생일인 달에 5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생일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한 장면. (사진=쇼노트) |
|
예술의전당은 유료 멤버십 회원을 통해 할인 및 선예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실제로 공연계가 정상화한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 이상으로 가입자가 늘어났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의 경우 공연 할인은 물론 굿즈 증정 등 다양한 프로모션의 영향으로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꼭 고가의 공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많은 관객과 즐기기 위해 티켓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한 공연도 있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은 오는 15일부터 4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다시, 봄’을 다양한 이벤트로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3명이 같이 예매하면 30%, 5명이 같이 예매하면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을 받을 경우 1만 5000원에도 관람 가능하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다시, 봄’은 중년 여성들의 실제 삶과 속마음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라며 “중장년 관객층을 사로잡기 위해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