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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집값이 거의 6년 만에 최대 폭 급등했다. 코로나19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돈 풀기 정책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까지 떨어진 데다 재택근무가 일반화하며 교외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에 따르면 지난 10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8.4% 급등했다. 미국 전역의 집값이 이 정도 올랐다는 의미다. 이는 2014년 3월(8.9%↑) 이후 거의 6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이 지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다. 2000년 1월을 100으로 놓고 지수를 산출한다. S&P와 부동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수 위원회가 관리를 맡고 있어 공신력이 높다.
이유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엄청난 유동성이 풀리면서 시중금리가 급락한 게 첫 손에 꼽힌다. 현재 미국 내에서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낮게는 2% 초반대에 불과하다. 사상 최저다. 30년 만기의 경우 2% 후반대다. 게다가 미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주택 규제가 한국에 비해 완화적이다. 주식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미국 전역 외에 주요 20개 대도시의 10월 지수 상승률은 7.9%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2.7% 뛰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워싱턴주 시애틀(11.7%),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11.6%) 등은 두자릿수를 보였다. 주로 서북부 지역의 도시들이다. 북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9.5%),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9.4%) 역시 높았다.
다만 ‘세계 경제·문화 중심지’로 불리는 뉴욕주 뉴욕의 경우 6.0%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