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 플랫폼 업체일까..신차가격 내리는 이유

  • 등록 2020-08-04 오전 8:00:00

    수정 2020-08-04 오전 8: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최경헌 기자= 테슬라는 애플 같은 플랫폼 IT기업이 목표일까.

주가 급등으로 7월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동차 업체가 된 테슬라가 신차 가격을 인하하고 완전 자율주행 옵션(FSD, Full Self Driving) 가격을 인상하며 구독자 유치 전략을 선언하면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테슬라는 7월 초 미국에서 모델S의 가격을 최대 620만 원 인하했다. 모델X와 모델3의 가격도 248만 원가량 인하했다. 반면 FSD의 가격은 약 120만 원 인상했다. 테슬라 전문 사이트 Electrek은 “지난 몇 달간 테슬라는 FSD 구독 서비스로 수익의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전략은 테슬라가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을 시장에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시도다. 플랫폼 산업의 핵심은 네트워크 효과다.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제품의 효용은 높아진다. 테슬라가 자율주행기술을 통해 생태계 구축에 성공하면 전통적 기업이 따라잡기 어렵다. 테슬라는 더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위축된 수요를 끌어올려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투자자 관심사도 당장 수익 극대화에 있지 않다. 테슬라가 지금껏 의존해온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 세제 혜택과 양호한 경제상황도 사라졌다. 분기 실적과 테슬라가 언급한 연간 50만대 생산 달성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결국, 가격 경쟁력 강화로 목표 실적을 달성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가격 인하는 성공적이다. 자동차 역사 130년에 신차 가격 인하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없었다. 테슬라는 가격을 인하하면서 전기차 후발 주자인 폭스바겐, 토요타 등 강력한 경쟁자와 차이를 벌리려고 한다. 현재 가격이라면 테슬라에 맞설 기존 자동차업체가 테슬라와 비슷한 가격에 전기차를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다.

가격 인하는 차량 생산설비와 배터리 공정의 안정화 및 효율화에 테슬라가 자신감을 보인다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테슬라는 딜러제 대신 온라인 판매 집중, 직영 전시장 폐쇄 및 전시장 직원 감축 등 운영 효율화에 사활을 걸어왔다. 공정 비용을 최소화하여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는 것이다. 아울러 전 공정 로봇 자동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폰의 단말기 같은 차량 가격을 내리는 대신 구독 서비스인 자율주행 옵션 가격 인상으로 손실을 보완한다는 점이다. 플랫폼 기업으로 테슬라가 보여주는 자신감이다.

테슬라는 이미 내연기관 자동차(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의 매력적인 대안으로 인정을 받았다. 기존 ICE 업체는 갈 길이 멀다. 생산설비과 배터리 공정 효율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테슬라를 따라가기란 벅차다. 차량 가격을 같은 비율로 낮추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마땅한 보완책도 없다.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운영 효율화와 함께 플랫폼 기업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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