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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때 글로벌 혁신의 대명사로 칭송받던 일런 머스크와 그가 이끄는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동시에 위기에 내몰렸다. 자진 상장폐지를 통해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는 트위터에서의 말 한 마디가 비극적 결말로 향해 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테슬라 주가는 전일대비 13.9% 폭락하며 264.7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1월 이후 무려 5년만에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이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폭락은 미국 금융감독당국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머스크의 테슬라 경영권을 일시적으로 박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의 혁신적인 역량에 대한 높은 평가가 테슬라 주가에 큰 프리미엄(웃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주가 하락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특히 SEC는 머스크 CEO가 상장사 CEO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사법당국에 경영권 박탈을 명령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시적으로 새로운 독립 경영인을 선임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SEC의 고소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이날 CNBC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머스크 CEO가 일정액의 벌금을 무는 대신에 고소만은 피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합의를 시도하려 했다”며 “그러나 SEC가 머스크 CEO에게 앞으로 2년간 회장직에서 물러나 있을 것을 요구하면서 합의가 깨지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기소로 인해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직원들의 사기가 저해되는 등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현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다면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일단 사태를 좀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며 테슬라 목표주가를 291달러로 유지하고 ‘시장평균수준’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JP모건은 이번 사태로 인해 적자기업인 테슬라의 외부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라이언 브링크먼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적절하게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회사의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과 195달러 목표주가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