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증을 결정한 24개 기업 중에 하림(136480)(1035억원) 에프티이앤이(065160)(378억원) 아이원스(114810)(330억원) 이수앱지스(086890)(321억원) 잉크테크(049550)(170억원) 윈팩(097800)(166억원) 메디프론(065650)(110억원) 등 7개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을 결정했다. 스포츠서울(039670)(218억원) 액트(131400)(10억원) 넥스트바이오홀딩스(051980)(10억원) 리켐(131100)(10억원)은 일반공모로 유증을 진행한다. 주주배정 혹은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은 지난 6월 총 5건에서 7월 3건을 거쳐 지난달 13건으로 급증했다. 이달에는 이날 기준 11건으로 집계됐다.
하림은 내년까지 총 1711억원을 들여 선진국형 동물복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열악한 양계 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도계시설 재배치 및 부대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번 유증을 통해 1035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사내 보유자금과 차입금으로 충당한다. 다만 하림은 주가 희석 우려로 유증 발표 이후 3거래일 만에 21.2% 급락했다. 하림 관계자는 “15년 된 노후시설을 교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 내부 자금 및 차입금만으로는 해결하기 벅차다”며 “최대주주 제일홀딩스가 이번 유증에 500억원 정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나노섬유 제조업체 에프티이앤이는 필리핀공장의 설비투자 등 시설자금으로 252억원을 투자한다. 아이원스는 신규 세정코팅사업장 구축 등에 160억원을, 윈팩도 SK하이닉스 물량 증대에 대비한 시설투자에 100억원의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 자금조달은 기존 주주 변동없이 이뤄지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면 은행 대출이 가장 무난한 방안으로 꼽힌다. 게다가 통상 유상증자 발행비용 부담은 회사채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유증을 선택했다는 것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인부채 증가에 부담을 느끼거나 외부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경기가 오랜 기간 불황을 겪으며 경영이 악화된 기업들이 코스닥에 다수 존재해 유증이 증가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업 경영 활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은행 대출 등 일반적인 차입조건이 나빠져 차선책으로 유증을 선택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