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파…은행권 더치페이 앱 '전쟁'

  • 등록 2016-11-13 오전 8:00:00

    수정 2016-11-13 오전 10:46:4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직장인 A씨는 요즘 각자 먹은 값은 각자 내는 더치페이 문화가 확대되면서 인터넷뱅킹 보다 편리한 스마트폰 더치페이 앱(애플리케이션)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더치페이 앱을 켜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와 연동된 사람을 선택,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송금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를 깔 필요도 없고 송금 때마다 보안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며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이 가능해 곧바로 돈을 부칠 수도 있어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되면서 각 은행이 내놓은 더치페이 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2년부터 전자지갑인 하나N월렛을 통해 더치페이 서비스를 제공한데 이어 최근 기능을 대폭 개선, 하나멤버스에 금융권 멤버십 최초의 더치페이 기능을 탑재했다.하나멤버스 회원은 하나톡(Talk) 단체방에서 더치페이 기능을 활용하여 다양한 모임의 경비를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계좌 유무에 상관없이 포인트인 하나머니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다른 더치페이 앱과 비교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에서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에 더치페이 기능을 심었다. 메신저에서 대화하듯 더치페이를 요청하고 돈을 보낼 수 있다. 위비톡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더치페이 요청을 할 수 있고 위비톡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보관함’을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인 써니뱅크의 ‘Sunny간편이체’ 서비스를 이용해 더치페이가 가능토록 했다. KB국민은행의 리브(Liiv),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에도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휴대전화 번호나 핀 번호로 송금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지방은행으로선 처음으로 부산은행도 지난 4일 모바일은행인 ‘썸뱅크’에 더치페이, 간편송금, 경조금 보내기 등이 가능한 썸씽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은행권이 이처럼 더치페이 기능을 강화하는 데는 김영란법 시행후 더치페이 서비스를 활용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8월 출시된 농협은행의 ‘올원뱅크’ 간편송금 서비스의 경우 이용건수(더치페이 기능 포함)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발 앱 경쟁에서 더치페이 서비스는 고객을 자발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더치페이 서비스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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