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왜 아파트 청약하냐고요?

모델하우스 3번 방문 기본, 줄자 들고 찾는 사람도 늘어
  • 등록 2012-11-23 오전 9:55:58

    수정 2012-11-23 오전 9:55:58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불황에 집은 왜 사냐고요? 투자하는 게 아니라 살 집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장기 전망도 부정적이지만 수도권 모델하우스에는 수요자들로 북적인다. 그런데 수요자들을 눈여겨보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식으로 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가족, 친척과 함께 서너 차례 방문하는 것은 기본이고 줄자를 들고 와 이것저것 재 보는 수요자도 적지 않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생긴 신풍속도다.

최근 동탄2신도시 2차 동시분양 현장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분양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곳 모델하우스를 찾은 수요자의 절반 이상은 인접한 동탄1신도시와 반월·기산동 주민이다. 나머지도 수원, 오산 등 인근 지역에서 온 수요자다.

한화 꿈에그린프레스티지 분양상담사 P씨는 “요즘은 투자 목적으로 청약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인근 기산동에서 모델하우스를 찾은 김모(46·여)씨는 “지금 사는 집이 10년쯤 돼 새 집을 알아보고 있다. 기존 아파트를 팔면 분양가를 내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며 “다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 동탄 T중개업소 대표는 “동탄1신도시 주민들은 분양을 받아서 시세차익을 본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탄2신도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새 아파트로 갈아타는 게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건설사들도 순위별 청약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순위별 청약이 끝난 뒤 청약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투자자가 많았던 예전에는 무조건 당첨되기 위해 순위별 청약에 수요자가 몰렸지만 최근엔 몇번을 확인한 뒤 선착순 분양 때 청약한다”며 “오히려 동·호수를 직접 지정할 수 있다 보니 수요자가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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