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리스, 카프리 섬도 디자이너들에게 아이디어를 주었지만 아프리카 패션이 주도권을 잡게 된 데엔 케냐 혈통의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역사적인 사건도 한몫했다.
오바마의 얼굴이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의 노란 드레스 위에 등장하고,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등 이들 부부는 패션계로부터도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는데, 물론 이들이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전파하는 건 아니지만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인 건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남아공 월드컵이 내년으로 성큼 다가온 만큼 아프리카 열풍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
하쿠나 마타타~ 낙천적이면서도 강렬한 매력의 패션 코드, 아프리카를 주목하자.
입 생 로랑의 지난 컬렉션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아프리칸 스타일이 이번 시즌 루이 비통의 무대에서 다시 되살아났다.
루이 비통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짙은 색감과 화려한 골드빛 의상을 넓은 어깨와 가는 허리의 80년대 실루엣으로 연출했고 큼직한 액세서리들을 매치해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분위기를 파리 패션으로 녹여냈다.
아프리칸 룩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동물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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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과 얼룩말, 기린들은 세렝게티 초원에서 뛰어나와 하늘하늘한 쉬폰과 새틴, 니트 위에 자리를 잡았고, 야성적인 뱀가죽은 도회적인 라이더 재킷과 원피스로 태어났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레드 라벨 컬렉션에서 아프리카 부족장이 썼을법한 원통형 모자를 선보이기도.
보다 손쉽게 아프리카 무드를 즐기고 싶다면 골드의 링 귀걸이나 굵은 뱅글 팔찌, 나무 재질의 펜던트가 어우러진 투박한 목걸이를 눈여겨볼 것.
아프리카 원주민이 아닌, 여행객에 착안한 사파리 룩 역시 트렌드로 떠올랐다.
랄프 로렌은 또한 봄 시즌 패션쇼에 소말리아 출신의 뉴페이스 우바 핫산을 메인 모델로 세워 시선을 모으기도 했는데, 그녀는 현재 랄프 로렌의 광고 캠페인에서도 활약 중이다.
입 생 로랑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피부색의 모델들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발견해가고 있는 모습.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이후 짙은 피부색의 모델들이 기회를 더 많이 얻고 있다는 건 반가운 트렌드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패션을 위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아프리카 대륙까지 넓어지는 만큼 패션리더라면 인종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코스모폴리탄 마인드도 함께 키워보자.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대표 및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