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업체들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대형 인수합병(M&A) 등으로 시장구조가 변화하면서 카드업계의 `과열 경쟁` 조짐이 가시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 이주영 연구위원은 `카드업계의 구조변화와 위험요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신용 카드회사들이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면서 카드업계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카드업계 `경쟁구도` 지각변동..경쟁압력 높아져
지난해 신용카드 회사간 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등 후발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신한카드의 조흥은행 카드사업부문 흡수와 LG카드(032710) 인수 등으로 신한금융그룹이 카드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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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따라 기존 시장점유율 상위 업체들과 신규 진입업체들 간의 본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될 기세다.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산 클린화 등으로 카드사태 당시 발생한 재무적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도 카드회사들의 경쟁 참여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국민은행(060000)이 신한금융그룹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선전 등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카드시장 공략을 꾀하고 있다.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농협은 비씨카드에서 탈퇴,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연구위원은 은행계 카드회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은 전업사 카드회사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업 카드회사에 비해 저리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고 인건비 등 경비부담이 낮기 때문이다.
◇ 마케팅 경쟁 과열 · 자금 조달금리 상승..수익성 악화 예상
카드회사들의 경쟁이 `과열조짐`을 나타내면서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위기를 맞은 지난 2003년의 `카드대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로 카드회사들은 `스타마케팅`을 통한 판촉행사를 늘리고 있고, 주요포인트와 항공마일리지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운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용이 늘어나 카드업계의 장기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신용카드 적립 포인트에 대한 서비스기간을 카드 해약여부와 상관없이 포인트 만기까지 유지하도록 제도변경이 검토되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적됐다. 신용카드회사들의 포인트 적립에 따른 충당금 설정 비용을 증가시켜 `포인트 경쟁`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카드회사들의 대출자산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나타나는 것도 잠재적인 부실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카드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회원유치보다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대출상품 비중을 확대는 방향으로 영업전략이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카드회사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지난해부터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3월 현재 조달금리가 다소 안정화되고 있으나 향후 금리전망을 고려할 때 연중 평균조달금리는 지난해 수준보다는 높을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같은 요인들로 신용카드회사들의 잠재적인 대손부담비율과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해 장기적인 수익구조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