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재테크 원정시대]인도는 아직 저평가… 러시아는 무한한 탄력…

일 본 - 정치권 개혁 바탕으로 한 질적 경제성장
인 도 - 민영화 정책·연금 개혁이 호조 이끌듯
유 럽 - 미국보다 유동성 유리한 흐름
브라질 - 中성장·美금리인상 위험요인
  • 등록 2006-01-18 오전 9:43:01

    수정 2006-01-18 오전 9:52:50

[조선일보 제공] “나도 해외투자에 한번 나서볼까?” 펀드 붐이 일면서 국내펀드뿐만 아니라,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펀드 투자에 나서려 해도 어느 지역, 어떤 펀드를 골라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해외펀드만 해도 150여 개에 달하고 있다. 또 수익률도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특히 해외펀드 투자에 앞서 해당 국가의 경제·증시전망은 필수조건이지만 지역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다.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2006년 해외증시 전망과 해외펀드 투자 요령을 정리했다.
◆일본

긴 잠에서 깨어난 일본증시는 올해도 역동적인 모습을 보일 것 같다. 하지만 4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의회 해산 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재집권이 작년 가을 일본증시 반등의 촉매가 됐지만 최근 일본경제는 질적 성장이라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수구적인 자민당 계파보스들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고 개혁적인 젊은 인사들이 등용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개혁의 뿌리가 일본경제에 내리고 있다.

일본 경제는 향후 5년간 연 2~3%의 실질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살아나고 명목성장이 4~5%에 이르게 되면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기업수익도 개선될 수 있다.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증시가 장기투자에 적합하다는 이야기도 이 때문이다.

(이남우·메릴린치증권 한국·일본담당 전무)

◆인도

2005년 인도는 국내총생산 7% 성장, 주가는 35.4%가 오르면서 최고의 한 해로 기록됐다. 인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 아시아의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 뒤처져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도가 장기적인 성장 가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을 7% 이상으로 낙관하고 있다. 가계수입 증가와 각종 생활용품의 낮은 보급률 등은 인도의 비약적 소비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고금리와 고유가 등 인도 경제에 부담요소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인도 기업과 주식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올해부터 본격화될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연금 개혁도 인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도가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도 인도증시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아밋 쿠마르·피델리티 포트폴리오 전략가 )

◆러시아

2005년 러시아의 주식시장은 83.3%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다른 신흥시장보다 눈에 띄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러시아 증시는 아직도 갑작스런 유가변동이나 글로벌 증시쇼크에 전면 노출되어 있다.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신할 적임자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도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중국의 자원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로 러시아에 대한 장기적 시장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기업 공개(IPO)시장은 더 많은 경제적인 기회를 의미한다. 또 정부는 사회간접투자와 경제개혁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그동안 비축해둔 외환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경제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러시아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2006년은 풍요로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캐롤라인 라이스·포사이스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유럽

2005년 유럽 증시는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가 5% 상승했고 세계 증시가 1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수익을 냈다.

유럽 증시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세계 자산 배분 시장에 미친 영향은 남달랐다. 즉 작년 한 해는 ‘유럽 증시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작년 말 이후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경기 회복 추세가 올해에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유로 존 경제는 1.4%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에 가까운 확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경기 호조세 지속과 저평가 매력도가 맞물리면서 올해도 유럽 증시는 세계 자산 배분 시장에 지속적으로 흥미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시장의 유동성 흐름도 유럽 등 비(非)미국 지역이 유리한 국면이 아닐까 한다.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큰 틀에서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미래에셋증권 이사)

◆브라질

브라질은 지난 3년 동안 놀라울 정도의 증시호황을 누렸으며, 2005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작년 상파울루증권거래소(BOVESPA)는 56%의 수익률을 올렸다. 계속되고 있는 금리인하와 인플레이션 완화추세로 많은 투자자들은 올해도 더 큰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상수익률은 8~10%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증시에도 위험 요소들은 존재할 것이다. 우선 올해 예정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는 언론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든 투자자들에게 호의적이기 때문에 선거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더 큰 위험요소는 브라질 외부에서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특히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금리인상은 가장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브라질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들의 활발한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무스 라이온즈·포사이스파트너스 수석 애널리스트)

◆중국

지난 2005년 중국경제는 9%대 중반의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중국 주식시장의 성적표는 저조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비유통 국유주 문제로 하락세를 지속했고,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중국기업지수인 H지수는 12.4%의 상승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H지수의 성격이 변화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27일 상장되었던 중국건설은행은 H종목이지만, 아직 H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은행이 H지수에 포함될 경우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9%에 달하게 되며, 이로 인해 금융섹터 비중은 기존의 29%에서 64%로 높아지게 된다.

또 올해 추가적으로 중국 주요은행들의 기업공개가 예정돼 있어 이들 은행이 대거 상장될 경우 H지수는 에너지와 소재를 대변하는 지수에서 금융섹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수로 변모하게 된다.

에너지와 소재 등 원자재부문의 성장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중국의 은행과 보험업종에 대한 낙관론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향후 H지수는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요섭·대우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올해 미국 다우지수는 한때 4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1만1000선을 뛰어넘기도 했다.

최근엔 주요 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조정의 기미도 엿보이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든 방향이 정립된 것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기관의 조사결과 4분기 기업실적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출발은 시원치 않은 셈이다.

올해 미국증시 방향은 앞으로 기업실적과 오랫동안 기다렸던 고용·소비 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 고용이 늘어야 집값 하락도 억제되고 소비가 뻗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풍부한 유동자금이나 단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미국증시에서 더는 의미가 없어진 듯하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물증인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실적이나 경기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신뢰가 확립되기 전까지 미국증시의 조정은 길어질 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 미국증시는 애매한 기로에 서 있다. 다만 경기흐름상 연초보다는 그 이후의 시장전망이 좋아 보이는 상황이다.

(김한진·피데스증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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