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종병원 이민기 과장(신경외과)은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했다가도 조금씩 자세가 무너지며 척추에 무리를 주게 마련”이라며 “보조 쿠션과 스트레칭 등 간단한 방법으로도 척추 건강을 얼마든지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명절 기간 척추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
올바르지 못한 운전 자세는 전만(앞으로 만곡)을 유지해야 하는 경추와 요추를 점점 후만(뒤로 만곡) 모양으로 바뀌게 한다. 이는 거북목과 일자 허리 등의 대표적 원인이다. 또 오래 앉아있는 자체가 요추 디스크에 과도한 압력을 주게 돼 섬유륜 손상 등의 디스크 퇴행을 촉진한다.
이 과장은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이 같은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먼저 운전석 시트가 너무 딱딱하다면 방석 쿠션 또는 허리 받침 쿠션을 사용하는 게 좋다. 운전석이 핸들과 너무 멀면 엉덩이가 빠져 후만 변형이 생기게 되므로, 엉덩이와 뒷 허리가 좌석에 밀착되면서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정도로 시트 거리를 사전에 조절해야 한다. 가슴을 앞으로 내민다는 느낌을 가지면서 운전하는 습관도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레 요추 전만을 유지하며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장시간 운전하면 누구라도 자세가 무너지게 마련”이라며 “무엇보다 매시간 운전을 잠시 멈추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부들에게도 명절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한 쉬운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명절 음식을 만들 때 가족들이 바닥에 모여 앉아 오랜 시간 음식을 만들던 관습이 있는데, 이렇게 바닥에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 디스크에 심한 압력을 주게 된다.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아 식탁에서 조리하거나, 아예 서서 음식을 하는 게 낫다.
이 과장은 “특별히 척추질환이 없었는데, 명절 이후로 갑자기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생긴다면 급성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명절 기간 과도한 허리 움직임으로 추간판(디스크)에 스트레스를 줘 추간판의 껍질이 찢어졌거나, 수핵이 탈출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가 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바로 알자 ‘허리 디스크’
이 과장은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허리 디스크 등 척추질환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고 꼬집는다. 질환을 알아야 치료 및 예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 다양한 곳에 있는 연골은 많이 써 닳게 되면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 디스크도 마찬가지로 허리에 있는 연골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오랜 기간 허리에 스트레스가 축적되면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여러 양상의 통증이 생기게 된다.
우선 디스크 퇴행이 진행되면 디스크 자체에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이 시작된다. 이후로도 디스크 퇴행이 진행되면, 디스크가 점점 신경 쪽으로 돌출되고 결국 신경에 맞닿아 누르면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통까지 생기게 된다. 이 같은 신경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면 다리 감각이 떨어지거나 마비로까지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장은 “허리는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타어어와 비슷하다. 자동차를 많이, 또 험하게 탈수록 타이어가 빨리 닳듯이 허리도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퇴행이 가속된다”며 “문제는 타이어는 교체할 수 있지만 허리는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번 가지고 태어난 허리를 어떻게 잘 관리하며 아껴 쓰느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허리 디스크 치료법은 보존법과 수술법 등 다양하다.
허리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신경통이 매우 심하거나 마비가 발생한 경우, 돌출된 디스크 일부를 제거하는 디스크제거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5㎝ 이상 절개 후에 현미경을 보며 디스크제거술을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척추 내시경이 발달하게 되면서 1~2㎝ 절개만으로도 디스크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피부절개 길이가 짧아 미관상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수술하면서 손상되는 근육·인대를 최소화하면서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세종병원은 척추내시경수술 교육 인증센터로서 다양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 보다 전문적인 척추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가급적 환자의 허리를 살리면서 증상 완화를 도모해 조속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목표로 치료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 심장전문병원과 같은 재단 소속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심장내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진료과와 유기적인 협진을 진행,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척추질환 환자들의 치료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이민기 과장은 “허리 통증은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린다”며 “아무리 허리치료를 잘 받은 환자라도 이전에 건강했던 허리로는 돌아갈 수 없는 만큼, 반드시 관리와 예방에 힘을 쓰며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