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9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7)씨와 B(63)씨에게 각각 징역 10월과 6월을 선고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장인 C씨는 하지정맥류 시술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어서 스스로 비용을 책정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피고인들과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의 범행은 A씨와 B씨가 ‘자기부담 없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다’며 환자를 유인하면 의사 C씨는 시술 비용이 630만원인 것처럼 진료비 계산서와 영수증을 부풀려 발행하고 이 서류로 환자가 보험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지급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환자는 지급받은 보험금 중 일부(약 400만원)을 병원에 주고 나머지는 ‘페이백’ 형식으로 받았다. 이 같은 범행으로 피고인들은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보험료 1억9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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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제가 된 백내장 관련 보험사기도 브로커들이 병원에 환자를 소개하고 병원은 해당 환자가 입원 요건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가짜로 꾸며 보험금을 뜯어낸 전형적인 조직적 범죄다. 여기에 도수치료 및 미용시술과 관련된 허위 보험금 청구 보험사기도 여전하다.
국회는 이 같은 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1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실제 보험사기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 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하는 행위뿐 아니라 보험사기를 알선·유인·권유·광고하는 행위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보험업계 종사자와 의료진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삭제돼 점차 조직화·지능화되는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보험제도를 잘 아는 사람이 죄를 저지르고 있기 때문에 보험산업 관계자나 의료진 등에 대해서는 더 무겁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실손보험은 공적 건강보험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 사회에 맞는 연동형 비급여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진걸 민생연구소장은 “그동안 보험사기 단속은 ‘나이롱 환자’ 같은 개인의 비행을 거르는 데에 초점을 뒀는데 실손보험 사기는 공급자와 브로커에 소비자까지 합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적인 사기를 더 감시하는 방향으로 보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