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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은 이날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인준안을 가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당초 인준안에 반대를 표명했던 공화당 리사 머코우스키 의원은 이날 기권표를 던졌다. 2표 차이에 불과한 터라 민주당에겐 큰 아쉬움을 안겼다. 같은 당 스티브 데인즈 의원도 딸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인준안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 곳곳에서는 반대한다는 내용의 비명과 고성이 쏟아졌다. 표결이 중단돼 사회를 맡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여러 차례 질서 유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의회와 대법원 앞에서는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캐버노 논란은 고교 시절 그가 술에 취해 성폭행하려 했다는 피해 여성 크리스틴 포드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계기로 불거졌다. 지난달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포드와 캐버노 지명자가 시차를 두고 증인으로 등장해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인준 절차가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인준안 최종 통과로 논란은 우선 막을 내리게 됐다.
캐버노 인준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진 뒤 대법원은 이날 오후 늦게 비공개 취임식을 열었다. 이 자리엔 존 로버츠 주니어 대법원장과 앤서니 케네디 퇴임 대법관도 참석했다. 이로써 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재편돼 보수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졌다.
캐버노는 퇴임하는 82세의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됐다. 케네디 대법관은 9명 대법관 중 중도파로 분류된다. 보수-진보 대결 국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인물로 꼽힌다. 캐버노는 앞서 임명된 닐 고서치 대법관과 더불어 보수 성향 인사다. 그는 성 소수자, 낙태, 총기 문제 등과 관련해 한결같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1·6 중간선거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위기를 느낀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 돌린 여성과 젊은 계층 표심 잡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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