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때였으면 당연히 지상파 3사중 한 곳이 한국과 이란 간 축구 경기를 중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어느 지상파 채널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JTBC가 방송사 중에서는 중계를 했다. TV를 보지 않는 이들은 아프리카TV 중계를 보거나 포털 뉴스를 봤다. 유료방송 채널이 나오는 ‘푹’과 같은 OTT 서비스에서도 시청 가능했다.
덕분에 지상파 방송에서 국가적인 경기를 중계하지 않는다는 불평은 나오지 않았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지향하는 지상사 방송사가 국민적 관심을 외면한다는 불평이다.
지상파 방송 채널에서 이번 한국·이란전을 볼 수 없게 된 이유 첫번째는 JTBC의 부상을 들 수 있다. 예전까지 지상파 방송 3사는 국가적인 경기에 있어 중계권료 경쟁을 지양했다. 2010년 월드컵 때 SBS가 중계권을 독점한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방송사 간 합의에 따라 중계권료 협상을 해왔다.
이번 한국과 이란전 중계권료는 얼마였을까. 한 스포츠 전문 매체에 따르면 월드컵 최종예선 중계권료는 경기당 약 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경기의 경중에 따라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JTBC는 지상파 방송처럼 무료로 볼 수 있는 채널이 아니다. 유료방송에 가입해 돈을 내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JTBC에서 방영돼 경기를 못보게 됐다고 불평이 전무했던 이유는 뭘까.
더욱이 순수하게 지상파만 직접 수신하는 경우는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 TV를 아예 안보거나 넷플릭스와 같은 OTT에 가입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국내 OTT 서비스 ‘푹’에 가입하면 실시간 TV를 공짜로 볼 수 있다. 티빙도 tvN을 무료로 본다. 지상파 직접 수신을 하면서 다른 방송을 시청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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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면 지상파 채널이 아니어도 국가 대표 경기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뜻이다. 이러다보니 SBS나 종합편성 채널 간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민영 지상파에까지 공영성을 물으며 규제의 틀로 옭아맬 수 있는가라는 문제제기까지 할 수 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보자.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중계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일견 맞는 말이지만 다양한 채널에서 방송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 요인이 더 크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는 축구 경기를 중계 안했다고 크게 불만을 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여전히 대중들은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기대한다는 반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