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환경 유해 인자, 여성 건강 위협한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 생식, 유방암, 신경내분비, 갑상선, 대사와 비만,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
  • 등록 2017-08-30 오전 8:45:48

    수정 2017-08-30 오전 8:46:2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이어 최근 살충제 계란, 생리대 부작용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농식품부터 생활화학제품까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쓸 게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 환경 유해 인자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남성과 신체 구조가 다른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하고 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은 환경 유해 인자가 체내에 대사, 축적, 배설되는 경로와 기전이 남성과 달라 그 영향을 더 많이 받고 태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고 말했다.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환경 유해 인자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Endocrine-Disrupting Chemicals, EDC)이 있다. 또한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과 같은 대기 오염 물질과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중금속 노출도 여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국의 정의에 따르면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생체 내에서 항상성, 생식, 발달 과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합성, 분비, 대사, 수송, 결합 및 제거를 교란시키는 외부에 존재하는 물질을 말하며 체내에서 호르몬처럼 작용한다고 하여 ‘환경 호르몬’ 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핵수용체, 비핵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 희귀수용체 그리고 스테로이드 합성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경로 등 생체 내 여러 메커니즘에 작용하며, 여성과 남성의 생식, 유방암, 전립선암, 신경내분비, 갑상선, 대사와 비만,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토양과 지하수에 침출돼 먹이사슬을 통해 동물들에게 축척되며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도 축척된다. 이 외에도 오염된 물을 직접 마시거나 오염된 공기로 숨을 쉬거나 음식을 통해 섭취하거나 오염된 흙에 접촉하여 노출될 수도 있다. 농약, 살진균제, 산업 화학물질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노출될 위험성이 높으며 이로 인하여 생식과 내분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경로로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며 특히 산업화된 지역은 다양한 산업 화학물질에 오염되어 있으므로 산업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정혜원 교수는 “막연히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먼저 정확한 정보를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여성의 환경 유해 인자와 여성 건강 영향 관련성을 파악하고, 이를 여성 건강 보호 정책 수립 및 향후 여성의 환경성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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