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레미콘 성수동 공장, 공원 시설로 탈바꿈

삼표 성수동 공장 생산물량, 기존 수도권 공장으로 분산
서울 도심의 레미콘 공장은 현재 4곳으로 축소
  • 등록 2017-07-11 오전 8:17:20

    수정 2017-07-11 오전 8:53:18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내 3대 레미콘 업체 가운데 하나인 삼표가 서울 성수동 공장을 철수한다. 삼표레미콘 관계자는 10일 “서울시, 현대제철과 이전에 관한 구체적인 협약내용이 나오지 않아 협의 중에 있지만 조만간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화시대, 도시 개발의 한 축에서 지역 내 골칫거리로 전락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은 오는 2022년 이전·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성수동1가 683번지 일대에 2만7828㎡ 규모로 1977년부터 가동됐다. 삼표가 소유했었만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을 매각하고 지상권을 임차하는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2만2924㎡(약 80%)를 차지하고 나머지(4904㎡)는 국공유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06년 이 땅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로 고려해 매입했지만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 건립을 제한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박 시장은 2015년 10월 일자리대장정에서 공장 이전을 약속했고 같은 해 말부터 현대차그룹과 협의를 해왔다. 2016~2017년 1월 성동구 신년인사회를 찾아 공장 이전을 재차 약속하기도 했다.

문제는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을 대체할 부지 마련이었다. 현대제철과 삼표레미콘이 큰 틀에서 공장 이전에 대해 합의했지만 아직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삼표레미콘 성수공장은 강남권과 강북권의 경계인 성수대교 북단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권 레미콘 수급의 요충지다. 특히 업종 특성상 최대 90분 이내 레미콘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입지가 중요한데, 수도권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해도 주민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이전이나 공원화는 추진될 예정지만 당사자인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면서 “세부적인 사항은 당사자 간 조율을 거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삼표레미콘은 성수동 공장이 없어지면 해당 공장의 생산 물량은 수도권에 일부 공장에서 나눠서 맡고, 직원들 역시 수도권 공장에 재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시장이 포화상태인 만큼 공장을 이전하는 것보다 삼표의 기존 수도권 공장에서 물량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산물량을 재배치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표레미콘 성수동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연간 110만~120만 루베(㎥)로 수도권 전체 생산량의 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표 성수동 공장은 도심 부적격 시설로 판정돼 그동안 끊임없이 이전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소음과 비산 공해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반발로 대체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업화 시대 서울 도심에 터를 잡고 도시 개발의 한 축을 맡았던 레미콘 공장들이 도시 환경이 바뀌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1990년대 10여 곳에 이르던 서울 도심의 레미콘 공장은 현재 4곳에 불과하다. 삼표레미콘 2곳(성동구 성수동1가, 송파구 토성로)을 비롯해 신일씨엠(송파구 성남대로), 천마콘크리트공업(강남구 헌릉로) 등이다. 1969년 문을 연 한일시멘트 공장은 약 반세기 만인 올해 초 가동을 중단했다. 한일시멘트가 철수한 자리에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장 이전은 경영상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공해와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들과 갈등 탓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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