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백화점은 고객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과도한 인사’ 자제령을 내렸다. 젊은 고객들이 지나친 친절을 부담스러워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직원들에게 고객과 눈이 마주칠 경우 가벼운 목례와 눈웃음으로 응대하게 했다. 이 백화점이 업계 처음으로 18~35세 고객전용 VIP룸 ‘U라운지’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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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모셔라.” 유통 및 패션업계의 ‘젊은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20~30대로 대표되는 이들은 고연령층 및 VIP고객과 비교하면 아직 1인당 지출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 소비 트렌드에 민감하고 관련제품에 대한 단골성향도 높은 만큼 업체들의 장기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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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한 연령대의 매출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30대가 처음”이라며 “20~30대는 비교적 풍요와 자유를 누리고 해외 여행이나 유학 경험이 지닌 글로벌 세대로 이들의 구매력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0대의 장르별 매출비중을 보면 여성캐주얼 34%, 남성 31%, 스포츠 35%, 패션잡화 32%로 여성정장, 신선식품, 생활용품을 제외한 대부분 장르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윗세대들과는 달리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일에 아끼지 않고 소비를 하는 성향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가장 먼저 거리패션에 눈을 돌린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는 작년 초 홍대,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인지도를 넓혀온 거리의 슈즈 브랜드를 강남점에 들여왔다. 현대백화점도 국내형 SPA브랜드인 ‘A랜드’, ‘스마일마켓’, ‘랩’ 등을 입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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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들은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20대를 겨냥한 코오롱FnC의 남성복 ‘커스텀멜로우’의 경우 작년 4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70%라는 큰 폭의 신장을 보였다. 올 매출 목표는 600억원으로 잡았다.
기존 빈폴이 커버하지 못하는 젊은 층 공략 위해 전속 모델을 2030세대에 인지도가 높은 ‘버스커버스커’를 채택하는가 하면 옷 색깔 표기에서도 ‘멘붕 옐로우’ 같은 1020세대 언어를 쓰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패션 및 명품업체도 세컨드 라인을 신규 론칭하는 등 2030세대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갑이 가벼워도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는 젊은 층이 즐겨 찾으면서 불황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패션이 전개하는 ‘질스튜어트’의 세컨드 브랜드 ‘질바이 질스튜어트’는 2012년 기준 전년 대비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고트’와 ‘오브제’의 세컨드 브랜드인 ‘JJ지고트’와 ‘오즈세컨’ 역시 롯데백화점 작년 매출 기준 신장률이 각각 17%, 8%를 차지해 같은 기간 백화점 여성의류보다 큰 성장세를 나타냈다.
임한오 현대백화점 목동유플렉스 팀장은 “세컨드 브랜드는 대량 생산과 좀더 저렴한 원자재 사용으로 가격은 4분의 1 정도 낮춘 반면 기존 명품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라며 “영소비층의 요구와 트렌드를 빨리 읽어낸 브랜드들의 변신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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