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빅3, 정치권 압박..`도움없인 죽는다`

美상원, 자동차 추가 지원 청문회
위기의 핵은 GM에서 크라이슬러로
  • 등록 2008-11-19 오전 9:30:04

    수정 2008-11-19 오전 9:31:06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붕괴 일로에 놓인 자동차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빅3` 경영진이 나섰다. 18일(현지시각)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이들 경영진은 협박과 읍소로 구제금융의 절박한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에 뒤이어 크라이슬러 또한 유동성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조속한 지원 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영진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현 위기는 경영진의 과오가 아니라 전례없는 신용위기 탓이라고 해명했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는 청문회에서 "올해 3분기동안 총 50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했고, 3분기에만 30억달러를 썼다"며 "3분기말 현재 보유 유동성이 61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
나델리 CEO는 "즉각적인 금융지원 없이는 크라이슬러의 유동성이 곧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취약한 상황에 있다"고 고백했다. 그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GM보다 상황이 오히려 더 나쁘다.

일찌감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며 정치권을 압박해 온 릭 웨고너 GM CEO는 자동차 산업의 붕괴가 전체 경제에 가지고 올 파급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웨고너는 "자동차 산업 구제금융은 단지 디트로이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경제를 재앙적인 붕괴로부터 구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GM은 이에 앞서 업황이 개선되거나 추가 자본을 조달하지 못 할 경우 내년 상반기경 유동성이 바닥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분기말 현재 GM의 현금 유동성은 162억달러에 불과하다고 공개했다.

다만 포드는 알려진대로 두 경쟁사보다 상황이 훨씬 나은 것으로 보인다.

앨런 멀랠리 포드 CEO는 "우리는 충분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 경기둔화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2010년 경제가 회복된다면 2009년을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멀랠리는 이어 "국내 자동차산업이 과거에 많은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나, 현재 문제들은 최악의 경기상황과 신용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경영진 책임론을 일축했다.

`빅3` 경영진은 정부의 추가 지원이 긴급함을 강조하며 250억달러 구제금융이 이뤄질 경우 GM이 약 100억~120억달러, 크라이슬러가 70억달러, 포드가 70억~90억달러를 사용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청문회는 한국시각 19일 오전 9시경에 끝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 도드 금융위원장는 청문회에 참석한 다수 의원들이 자동차 산업을 돕기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도드 의원은 다만 "수일 내 결정이 났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청문회에 하루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상원에 25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추가 지원안을 상정한 바 있다.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수정, 빅3에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관련기사☞250억弗 자동차 구제안, 美 상원 상정

그러나 공화당과 부시 행정부의 반대가 거센데다, 국회 회기 만료도 얼마 남지 않아 추가 지원안 통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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