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소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정확하게 분석되지 않고 있지만, 유가가 안정을 찾지 않는 한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명약관화. 소비가 제 1의 견인차인 미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미국 경제는 이미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던 차다.
유통 업체 등 관련 업계의 실적 둔화 역시 불가피하고, 이는 여전히 불안이 내재하고 있는 금융 시장을 강타하며 악순환 고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고유가, 美 소비 타격 `명약관화`
소매 컨설팅 업체 WSL 스트레티직 리테일이 지난해 11월 실시했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60%는 "나는 휘발유 가격을 통제할 수 없고, 이에따라 소비를 줄일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 행태를 조사하고 있는 아메리카 리서치 그룹의 브릿 발머는 "조사 결과 충동구매를 하지 않기 위해 쇼핑 전 구매 리스크를 작성하거나 500달러 이상의 물건을 사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맞아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인해 지난해 말 5년래 최악의 홀리데이 시즌을 보냈던 유통 업체들엔 초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샤퍼 이미지, 릴라이언 버논 등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WSL의 캔데이스 콜레트 대표는 "가정용 난방유와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홀리데이 시즌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자동차 업계 고유가 타격..금융시장 ·실물경제 영향 `주목`
유통 업체 충격으로 끝날 일도 아니다. 미국 산업계 전반이 고유가로 덜덜 떨고 있는 상황.
미국 연방 도로청(FHWA)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여행객수는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했다. 3월 여행객수가 줄어든 것은 지난 1979년 이래 처음.
만하임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달 중고 SUV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7.5% 떨어졌다. 반면 소형차 가격은 2% 올랐다.
포드는 지난 주 생산 감축을 선언했고, 내년까지는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항공 업계의 유가 충격은 더 직접적. 아메리칸 에어라인즈(AA)는 기내에 들고 타는 짐 모두에 부과 요금을 물리기로 했다.
각종 소비재 업체들이나 외식 업체들도 고유가 충격을 걱정하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
이에따라 금융 시장 및 국내총생산(GDP)에 미칠 파장도 주목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스트래티지스트 프레드 딕슨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소비를 줄일 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실적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크 컨설턴츠의 브랜든 토마스 수석 투자가는 "GDP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주(29일) 발표될 1분기 GDP 증가율 수정치는 예비치 0.6%에서 0.9%로 상향 수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예상대로 발표된다면 다소 안도감을 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멈추지 않을 경우 `과거 지표`로 인한 안도감은 오래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