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 차인표씨는 제가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가장 좋아해요”라는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럼 신애라씨는?”“저도 차인표씨가 아이들과 놀아줄 때 가장 멋져요.”정말이지, 이 부부는! | |
신애라는 17년이란 만만찮은 경력을 가진 중견 연기자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부터 남편 차인표와 함께 ‘모범적인 부부’의 대명사로 더 자주 거론된다. 훈훈한 가족영화 ‘아이스케키’(24일 개봉)에 출연한 그를 만났다. 서울에 산다는 아버지를 찾아갈 차비를 구하러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는 소년 영래 얘기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억척스레 살아가는 미혼모 역을 맡았다. 미디어를 통해 그에게 씌워진 온갖 아름다운 이미지 속에서 혹시 답답해하진 않을까. 심술을 부리듯 유도 질문을 늘어놓다가, 문득 스스로가 면벽하고 있는 달마대사 앞에서 먹히지도 않을 거래를 제안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된 것 같았다.
-‘아이스케키’가 첫 영화다.
▲영화 연기뿐 아니라, 시대극도 전라도 사투리 연기도 처음이었다.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다.
-어린이 배우들이 중심이 되는 작품인데.
▲아이들에게 최대한 맞추는 연기를 했다. 영래 역 (박)지빈이가 워낙 싹싹해서 쉽게 친해졌다. 지빈이는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차인표씨 아들로 출연한 적도 있어서 편했다.
▲그 당시 미혼모로 아이를 키웠다면 어쨌든 참 대단한 여자가 아니었을까. 원래는 약했겠지만, 홀로 생계를 꾸려가면서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늘 세상과 싸움을 벌일 태도가 몸에 익은 여자였을 것이다. 가출한 영래가 돌아오는 장면을 찍을 땐 자연스레 우리 정민이가 그랬다면 어떨까 싶었다.
-연기에 모두를 거는 듯한 배우들이 있다. 실제 삶도 격정적으로 살면서. 그런 연기자들과 길이 달라 보인다.
▲그런 분들이 정말 연기자다. 그런 점에서 굴곡진 사생활도 인정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나도 배역을 맡으면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난 직업이 연기자이지만 그들만큼 열정과 능력이 없다.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고.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소명은 따로 있다고 믿는다.
-그 소명이 뭔가.
▲아이들과 관계된 것이겠지. 우리 부부가 이름이 알려진 것도 이를 통해 하나님이 선한 일을 계획하셨기 때문이라 믿는다. 국제구호단체 컴페션(그는 이 단체 홍보대사이다)을 통해 엘살바도르 필리핀 등 아이 10명의 후원을 하는데 편지를 주고받으며 큰 보람을 느낀다. 먼 훗날 어른이 된 이들을 만나러 여행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예은이 입양 때 그런 마음이 컸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워낙 좋아하고 또 딸을 키우고 싶어 단순한 마음에 입양했다. 그 일로 칭찬받았던 만큼 준비된 행동이 아니어서 반응에 당황했다. 그러나 남의 이미지에 맞춰 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면 진짜 가식이 되고 행동 제약도 엄청나겠지.
-너무 이미지가 좋으면, 조금만 실수해도 비난이 격할 수 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우리 집이 너무나 모범적인 가정으로 여겨지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행동과 말에 좀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냥 이제껏 했던대로 살 생각이다. 살다보면 구설수도 생기지만 이미지 때문에 두렵진 않다.
-공포영화나 베드신이 있는 영화도 할 생각이 있나.
▲작품이 좋다면 베드신을 굳이 거부하진 않을 것 같다. 가족들 생각하면 민망하겠지만.(웃음) 그러나 공포영화는 하고 싶지 않다. 굳이 악하고 무서운 것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따뜻한 배역만 맡아도 삶이 모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