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서 점심먹고 올영서 쇼핑"…거세지는 로컬소비

외국인들 사이 거세지는 로컬소비
올리브영·다이소 이어 애슐리도 외국인 '인기'
애슐리퀸즈 종각점 외국인 매출 비중 3배↑
외국인 관광객도 가성비 따지는 '로컬 소비' 현상 두드러져
"한국인 일상 그대로 체험하고 싶은 심리 반영"
  • 등록 2024-08-29 오전 8:38:00

    수정 2024-08-30 오후 9:54:57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지난 14일 오전 11시 50분 애슐리퀸즈 종각역점. 매장 앞 ‘금일 외국인 단체 이용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이날 점심 매장을 방문한 카자흐스탄·몽골 등 외국인 유학생 단체 고객이 총 800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 매장에는 화장품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장바구니는 각종 마스크팩과 색조 화장품, 쿠션 제품 등으로 한가득이다. 명동 거리에는 초록색 올리브영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50분 애슐리퀸즈 종각역점, 입장을 기다리는 외국인 유학생 단체 고객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랜드이츠)
직장인들 가던 곳인데…이젠 외국인이 ‘북적’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행태가 내국인을 소비행태를 따라하는 ‘로컬 소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로드숍 뷰티 매장에 이어 이젠 뷔폐형 음식점까지 외국인으로 문전성시다. 내국인처럼 가성비 소비를 할 수 있는 데다 개성 있는 상품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적 경기 불황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이런 경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9일 애슐리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종각역점은 올해 상반기에 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23.3% 증가한 수치다. 종각역점은 지난해 전국 60여개 매장 중 세 번째로 매출이 많은 매장이 됐다. 2021년에는 열다섯 번째, 2022년은 여덟 번째였다. 최근 외국인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순위가 상승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분석이다. 평년 5%대 정도였던 외국인 손님 매출 비중이 최근에는 15%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애슐리퀸즈 종각역점은 가성비로 인근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던 곳이었다. 한식·양식· 중식 등 200여 개 메뉴를 평일 점심 가격 기준 1만 9900원에 판매한다. 이 덕분에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K뷔페로 입소문이 났을 뿐만 아니라 관광 체험 코스로도 꼽히고 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800명 단체 고객은 ‘한국 문화 체험’의 일환으로 K뷔페 체험을 선택해 종각역점을 방문했다”며 “이번 달 외국인 단체 예약 손님은 11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뷔페까지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적 불황에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력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고물가로 한국의 외식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현지인이 즐기는 뷔페에서 체험과 가성비를 동시에 사고 있는 셈이다.

올리브영 ‘명동 타운’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들이 직원에게 상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쏟아지는 외국인 관광객…’로컬 소비‘ 대세 떠오른다

이런 외국인 관광객 로컬 소비의 선두주자는 CJ올리브영과 다이소가 꼽힌다. 가성비 제품으로 내국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올리브영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189%나 증가했다. 명동 상권 6개 매장에서 외국인 매출이 168%나 오른 영향이다. 이들 매장에서 외국인 매출 비중은 90%에 이른다. 다이소도 2분기 전체 매장에서 발생한 해외카드 매출, 결제 건수가 각각 전년 대비 48%, 42% 늘었다.

이런 로컬 소비 경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여행 트렌드의 변화다. 이젠 단체 관광보다 개별 관광 선호 추세가 뚜렷하다. 주로 2030 세대인 이들은 과거처럼 백화점과 면세점 등 비싸고 정형화된 코스를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주도적으로 SNS를 활용해 애슐리, 다이소, 올리브영 등 현지인에게 인기인 곳을 찾는다.

로컬 소비 바람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628만 4133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81%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 당시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1분기만 보면 340만 명에 달해 2020년 이후 분기 단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SNS의 발달로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이상 과거 면세점, 백화점 등 단순 쇼핑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명품보다는 ‘인생네컷’, 호텔 식당보다 ‘성수동 맛집’을 체험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팝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의 일상을 그대로 체험해보고 싶은 심리도 이런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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