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지난 2월 15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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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아시아증시 블랙먼데이’로 홍콩 H지수 관련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H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올해 8월부터 손실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지수가 급락하며 예상 손실규모가 늘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H지수가 5700선까지 떨어질 경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6개 은행의 올해 8~12월 홍콩 ELS 손실규모는 46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7000을 넘보던 H지수는 5일 장중 5771.61까지 떨어졌다.
앞서 은행권에서는 8월 이후 홍콩 ELS 손실 랠리가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3년 전 ELS 판매 당시 H지수와 손실구간 등을 종합했을 때 H지수가 6500 이상 유지되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서다.
은행권은 H지수 상승 등을 반영, 배상 등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부채와 충당금 등을 2분기 환입도 했다. 지난 2분기 국민은행이 880억원, 신한은행이 913억원, 하나은행이 652억원을 환입했다. 홍콩 ELS 판매금액이 가장 큰 국민은행은 지난달 중순 이후 손실 발생이 멈췄다. 홍콩 ELS 배상도 순조로운 상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에 제출한 ‘홍콩 ELS 자율배상 진행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19일까지 주요 은행의 배상진행(안내)은 13만997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배상동의(합의)는 9만2794건으로 66.3% 비중이다.
하지만 아시아 증시의 폭락으로 H지수도 동반 하락하자 다시 홍콩 ELS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H지수가 447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른 은행의 ELS는 ‘노 녹인’(no knock-in) 방식으로 만기시점의 지수에 영향을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H지수가 5700선 밑으로 하락하면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 ELS 판매 규모가 크지 않아 영향은 상반기보다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