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묘소 지키자"…일제시대 성금 기록, 문화재 된다

''현충사 중건운동'' 편지·기타 기록물
일제강점기 민족운동 흐름 파악
  • 등록 2022-05-31 오전 8:58:12

    수정 2022-05-31 오전 8:58:12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를 지키기 위해 모았던 민족 성금 기록이 문화재가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외 동포들이 민족 성금을 모은 ‘현충사 중건운동’ 당시 작성된 편지와 기타 기록물이다.

성금과 함께 동봉된 서소선·박순이의 편지(사진=문화재청).
당시 이순신의 묘소가 경매로 일본인 손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송진우 정인보 등은 이충무공유적보존회를 조직해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이듬해 3월까지 국내외 2만여명과 400여 단체가 동참해 당시 화폐가치로 약 1만6000원을 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현충사 사당 재건립을 추진해 같은 해 6월 5일 낙성식과 함께 영정 봉안식을 거행했다.

성금과 함께 보내온 편지에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 돈 50전을 보낸 서소선 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1원, 점심을 거르고 모은 11원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의 사연이 담겼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국 멕시코의 한인·유학생 등의 사연도 있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된 현충사의 중건 결의, 현충사 기공 후 낙성식 개최까지 지출내역이 담긴 기록물도 있다.

충무공 고택 창고에 보관돼 있던 유물은 2012년 발견됐다. 일제강점기 민족운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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