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체, 자동차, IT 등과 같은 대형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거래규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 레저, 화장품 관련주는 시름이 깊다. 전문가들은 ‘K(케이)자형’ 회복에 따른 양극화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별 산업별 코로나 충격 회복 속도차↑
K자형 회복은 상단과 하단의 진행 방향이 알파벳 K자처럼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한다. 보건위기에 취약한 숙박음식, 여행 등과 같은 대면서비스 업종의 경우 매출과 고용 충격이 집중되면서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반면 비대면(언택트) 확대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정보통신·소프트웨어서비스·전자상거래·바이오 등의 업종은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모든 산업이 이같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철강 대장주 포스코(POSCO(005490))는 1월 23만6000원에 거래되던 것이 3월 13만9500원(-41%)까지 하락한 뒤 현재 27만3500원으로 회복한 상태다. 1월과 비교하면 16% 오르는데 그쳤다.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는 산업도 있다. 관광산업을 견인해온 롯데관광개발(032350)은 1월 1만4550원에 거래되던 것이 3월 7490원으로 반토막난 뒤 현재 1만4300원(-2%)까지 회복한 상태다. 화장품산업 대표주 아모레퍼시픽(090430)도 1월 20만7500원에 거래되던 것이 3월 15만9500원(-23%)까지 빠진 뒤 현재 20만1000원(-3%)에 종가를 형성했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반도체, IT, 바이오산업의 경우 코로나19에도 수출 증가 등으로 빠르게 매출 경쟁력을 회복한 반면, 관광 산업 등은 바이러스 재확산에 발목이 잡혀 주식시장 호황에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별, 산업별 양극화가 고착화하면 경제 이중구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체감경기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업 간 혁신역량, 기술·자금력 차이 등으로 소득 불평등이 악화할 수 있다. 이는 성장 기회의 불평등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K자 하단의 회복이 장기간 지체될 경우 소득 불균형, 사회적 갈등 심화로 글로벌경제 기반이 훨씬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며 “일각에선 전세계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다시 직면할 경우 후유증이 현 수준을 능가할 수 있음을 경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융시장의 경우 가속화된 디지털화와 양극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어떻게 격차를 줄이고, 기업들이 변화하는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